애플이 차세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화면 크기를 더 키워 삼성전자처럼 '사이즈 다변화' 정책을 검토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아시아 지역의 부품 협력사에 아이폰5(4인치)보다 더 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요청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애플은 또 태플릿PC도 기존 아이패드(9.7인치)보다 훨씬 큰 13인치급의 시제품 설계를 요청했다. 애플이 작년 발매한 소형 모델인 아이패드 미니는 7.9인치급이다.
애플이 이처럼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실제 큰 화면을 도입할지는 불명확하다. 애플은 이번 조치로 최대 경쟁자 삼성을 따라 다양한 크기의 화면을 갖춘 스마트폰·태블릿PC를 파는 '다변화'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분석했다.
애플 대변인은 이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실제 삼성의 '사이즈 다변화' 전략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삼성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33.1%로 애플(17.9%)을 크게 앞선 상태다.
태블릿PC에서는 아직 애플이 1위지만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해 1∼3월 태블릿 PC 세계시장에서 애플은 점유율 39.6%로 작년 동기의 압도적 우위(58.1%)에는 못 미쳤다. 삼성은 올 1∼3월 17.9%로 작년 동기보다 6.6%포인트가 올랐다.
현재 삼성, 소니, 중국의 화웨이 등 경쟁사는 모두 아이폰 5보다 훨씬 화면이 큰 5인치 이상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은 특히 5인치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S4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애플은 스티브 잡스 CEO 재임 시절 때부터 스마트폰 화면을 늘리는 것에 대해 보수적 견해를 고수한 것으로 유명했다. 아이폰 3∼4가 모두 3.5인치 화면이었고 아이폰 5는 0.5인치 늘린 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