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학 감독 (MBC제공)
23일, 숨진 채 발견된 김종학PD는 한국 드라마사를 새롭게 쓴 스타PD로 꼽힌다.
1951년생인 고인은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에 MBC에 입사했다. 그는 인기범죄수사극 ‘수사반장’(1981년)을 시작으로 20편이 넘는 드라마를 연출한 베테랑 드라마 PD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 방송된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김종학PD를 스타PD로 세워준 작품. 제작비만 총 72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중국-필리핀 현지 로케이션으로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지평을 열었다.
'여명의 눈동자'는 군위안부 문제,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 장면을 비롯, 당시로는 다루기 어려웠던 좌우익이념대립까지 그리면서 당대 최고의 인기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채시라, 박상원, 최재성 등은 ‘여명의 눈동자’로 톱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여명의 눈동자’를 마지막으로 MBC를 퇴사한 뒤 프리랜서로 독립한 김종학PD는 1995년, ‘여명의 눈동자’의 송지나 작가와 다시 한 번 손잡고 ‘모래시계’로 빅히트를 기록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그린 이 작품에서 김종학PD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처음으로 드라마에 담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PD는 ‘모래시계’의 성공으로 199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종학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제작자로 나섰다. ‘풀하우스’, ‘하얀거탑’ 등이 김종학PD의 손을 거쳐 제작된 작품이다.
한동안 제작에만 힘썼던 김PD는 2007년 송지나 작가, 한류스타 배용준과 손잡고 판타지 무협드라마 ‘태왕사신기’로 화려하게 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김PD를 둘러싼 잡음이 하나 둘 일기 시작했다. '태왕사신기' 세트장 테마파크 개발사업관련 문제로 송사에 휘말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고려시대 무사, 현대 여의사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신의’를 선보였지만 좋은 평가는 얻지 못했다. 설상가상 출연료 및 임금 미지급과 관련해 고소에 휘말렸고,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출국금지 명령을 받는 어려움을 겪었다. 고소인 중에는 김종학 PD의 조카이자 연예기획사 대표인 김모씨까지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