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사초(史草) 실종 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는 NLL 대화록 논란을 뒤로하고 23일부터 각 지역 현장을 돌며 본격적인 민생행보에 돌입한다.
◈ NLL 수렁에 빠진 정치권, 한발 비켜선 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논란이 이제는 사초 실종 사건으로 번지면서 여야 정치권이 또 한번 술렁이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여기서 한발 비켜간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NLL 대화록 논란은 공(功)이 이미 국회로 넘어갔다"며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번 논란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마지막으로 NLL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공식적인 발언을 삼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NLL은 우리 국토를 지키는 중요한 선으로 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제기된 것 자체가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국민을 대신하고 있는 정치권에서 국민들에게 NLL수호 의지를 분명하게 해서 더 이상의 논쟁과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어져온 여야 정치권의 지루한 NLL 공방에 대해 국민여론이 곱지 않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박 대통령은 '이제 정쟁을 멈추라'고 한발 비켜서서 촉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NLL 논란에 더이상 대통령 이름 언급 안돼지난달 중순 NLL 논란이 다시 불거졌을 당시만해도 민주당은 "NLL 포기 논란이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짜놓은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특히, NLL 논란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까지 터지면서 민주당은 일각에서는 '대선 불복' 발언까지 터져 나오면서 박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최근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실종된 사실이 밝혀지고 이것이 노무현, 이명박 정권 등 전 정권의 문제로 비화되면서 이제 더이상 NLL 논란에서 박 대통령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 역시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며 관련 논란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대선 이후 NLL 논란과 관련해 일관되게 선긋기를 하며 '정쟁' 보다는 '민생'을 강조한 전략이 먹혀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민생행보 본격화, 대북 문제는 더딘 '정상화' 과정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24일부터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각 지역 현장을 방문하며 지역현안과 공약사항 등을 점검하는 민생행보에 돌입할 예정으로 청와대 관계자는 "금주가 아마 어느때보다도 분주하고 바쁜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현장을 돌며 민심을 살피는 것"이라며 "전반기에 국정운영의 기틀을 다졌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민생현안을 챙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함께 지난 수십년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됐던 북한문제와 관련해서도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정상화'의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회담이 또 금방 끊어지거나 하지 않고 있다"며 "양측이 차츰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부분은 기대를 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좀 더디긴 해도 지난 수십년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북한이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는 양측이 정상적이고 대등한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朴, 경제부총리 '재신임'... 경제운용 자심감특히, 경제상황과 관련해서는 대내외적 여건이 여전히 힘들지만 집권 초기 닦아 놓은 국정운영의 기틀을 기반으로 조만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반기에는 각 분야의 원칙, 국정운영의 기조.원칙.방향, 공약실천을 위한 방향, 인사 등 틀을 짜는 데 보냈다"고 설명한 뒤 "후반기에 들어서는 외교.안보, 그리고 경제에 집중할 것이고 챙기고 하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같은 입장을 반영하듯 박 대통령은 23일 여당 내에서 교체론이 불거지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밝히는 등 경제운용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