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이 콘텐츠산업 예비인력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획한 2013 콘텐츠 채용 박람회에서 분야별 취업컨설턴트 8명이 구직자들에 1:1 맞춤형컨설팅을 제공해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날 많은 취업준비생들의 질문 세례를 받은 컨설턴트 중 한 명은 엄명용씨. 엄 컨설턴트의 조언으로 올 하반기 취업관문을 뚫을 노하우를 듣는다.
최근 전세계적인 불경기와 취업난으로 청년실업인구가 증가하면서 예년에 비해 올해 두 배 이상 많은 구직자들이 채용박람회장을 찾았다. 엄 컨설턴트에 따르면 구직자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고민은 '진로'에 대한 것이었다. 다양한 취업고민을 가진 구직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엄 컨설턴트는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공통적으로 '나이' '진로' '스펙'으로 고민하고 있었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스펙이 부족하다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특별한 경험을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녹여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채용 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대구에서 상경했다는 대학생 서인환(23) 씨 역시 오는 8월 졸업을 앞두고 진로 고민 때문에 컨설팅 부스를 찾았다.
신문기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서 씨는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고 캐나다에서 저널리즘 연수를 마치긴 했지만 언론사 입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아직까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저 글쓰는 것이 좋아 '신문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그에게 엄 컨설턴트는 "처음부터 범위를 한정짓기보다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어학점수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서 씨에게 최소 자격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인영어점수를 획득할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기자라는 직업이 다른 직군보다 공공성을 띠는 만큼 돈이나 명예를 쫓기보다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져야한다고 기자로서의 소명의식과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두 번째로 부스를 찾은 이는 인천에 살고 있는 취업준비생 정 모씨(25). 심리학을 전공한 정 씨는 올 2월 대학을 졸업한 뒤 한 기업에서 두 달 간 인턴생활을 했다. 인턴생활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취업준비를 시작한 것은 2개월 남짓. 광고·이벤트 기획 직무를 희망하는 정 씨의 고민은 '스펙'과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병역' 문제, 그리고 부족한 '사회경험'이었다.
정 씨는 3.0 미만의 낮은 학점, 무토익, 공모전 입상경험이 전무한 초라한 스펙의 소유자였다. 더불어 지병(간질)으로 병역 면제 대상자로 분류돼 군 생활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번번히 면접에서 선입견을 가지고 이를 문제 삼는 면접관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고 의기소침해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간질로 인한 발작 횟수가 1년에 2-3회 정도에 불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미약한 수준이었다.
엄 컨설턴트는 이런 정 씨에게 '적극성'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엄 컨설턴트는 정 씨가 핸디캡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엄 컨설턴트는 정 씨에 본인 스스로 (지병에 대한)부담감을 가지고 지레 겁먹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보통 직장인들도 과로하면 한 번 씩 쓰러지기도 한다. 그 정도 수준이라면 약물치료와 본인 스스로 체력관리를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사안이라 생각한다"며 "실제 업무에 영향을 줄 만큼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인사담당자가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면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어 보여준다든지, 면접 도중 푸시업을 한다든지 등의 이미지메이킹을 통해 얼마든지 편견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에서 번번히 간질과 관련된 질문만 받고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그 이유를 지병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러한 편견을 상쇄시킬 수 있을 만큼의 객관적인 업무 성과를 통해 역량을 검증받고 기업의 입장에서 놓치기 아까운 인재가 되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더불어 두 달간의 인턴 경력 기재 여부와 관련해서는 "보통 1-2개월의 짧은 경력은 '과감하게 삭제'하는 것이 좋지만 굳이 써야한다면 본인에 유리한 쪽으로 작성하되 사실에 입각해서 쓰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엄 컨설턴트는 수차례 면접에서 낙방해 스스로 많이 상처받고 힘들었을 정 씨에 용기와 위로를 건넨 뒤 "면접 시에는 깔끔한 인상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좋다"며 '이미지메이킹 컨설팅'을 받아 볼 것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