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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화제

    김종학 PD의 죽음이 유독 안타까운 이유

    '신의'로 재기하려 했으나 '신의'에 발목 잡혀

    23일 오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채 발견된 故 김종학 PD(61)의 빈소가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윤창원기자

     

    거장의 말로는 쓸쓸했다. 김종학 PD는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분당의 한 고시원에서 번개탄에 불을 붙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등의 대작을 만들어낸 감독은 그렇게 대중의 곁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4장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예계 관계자들은 최근 그가 SBS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 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심적 압박이 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PD는 이 건으로 최근 경찰로부터 출국금지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김 PD는 단짝 송지나 작가와 함께 지난 2007년 선보인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이후 약 5년 만에 '신의'로 재기를 꿈꿨다.

    '신의'는 10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와 3년의 준비기간, 김희선·이민호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거기에 타임슬립이라는 소재와 판타지 무협, 메디컬 장르는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신의'는 '거장'의 작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최종회 시청률 10.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지만, '대박 드라마'라고 부르기에는 역부족인 수치였다.

    드라마의 실패와 더불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의'의 일부 출연자들이 출연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김 PD는 송사에 휘말리게 됐다.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 배임 및 횡령·사기혐의로 피소. 김 PD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출국금지까지 당했다.

    이와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김종학 PD는 '드라마계의 거장'으로 불릴 정도로 유능한 감독이었다. 그러나 제작뿐 아니라 사업에까지 손을 데면서부터 빚더미에 앉게 됐다"면서 "특히 자신과 함께 동고동락한 '신의'의 일부 배우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심리적인 부담감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신의'를 통해 젊은 층 공략을 시도했다. 그러나 과도한 CG효과와 모호한 장르로 무장한 '신의'는 현재 드라마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와 같이 신드롬급 열풍을 불러오는 데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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