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길어지면서 백화점의 여름 상품 판매도 희비가 갈렸다.
25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내내 폭우가 오락가락하며 선글라스와 같은 전통적인 여름 특수 상품 매출이 크게 꺾였다.
우선 선글라스는 지난달의 경우 마른 장마의 영향으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3.6%로 신장세가 꺾였다.
7월 내내 여름 세일을 진행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롯데는 비가 끝나는 다음달부터 비비안 웨스트우드, 에스카다, 겐조 등 주요 선글라스 브랜드의 시즌오프 상품을 최대 40∼50% 할인 판매해 부진을 만회할 방침이다.
화장품도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선크림, 피부의 온도를 낮춰주는 여름용 '쿨링' 제품 판매가 지난달에는 전년보다 60% 이상 크게 늘었지만, 이달에는 오히려 10% 안팎의 신장률을 보이며 매출이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달만해도 한자릿수 성장을 이어온 골프 의류 판매도 이달에는 역신장했다.
반면 여름철에는 통상 많이 팔리지 않는 레깅스 매출이 이달 들어 크게 늘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레깅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나 증가했다.
백화점측은 "청바지나 면바지에 비해 습기를 머금지 않고 빨리 마르는 특성을 가진 레깅스가 장마철 대표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비가 오다말다를 반복하면서 젤리슈즈와 같은 '프랜스포머'형 제품도 인기를 모았다.
젤리슈즈 브랜드인 '크록스'의 7월 매출은 50% 이상 증가했고, '헌터'의 저가 플랫슈즈와 샌들 등이 인기를 모으며 지난달 매출 상승률은 148%에 달했다.
트래킹화도 방수 재질의 고어텍스 제품이 잘 팔렸다.
'K2'의 '플라이워크'는 2만족 이상 팔려나갔고, 이달 들어서도 40% 이상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습기 판매도 100%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고, 제습기와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가정이 늘며 선풍기의 7월 매출도 덩달아 130% 넘게 증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예상보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전통적인 여름 기획상품들이 전혀 '효자' 노릇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8월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관련 제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