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2개월만에 상승세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로 인한 석유제품 수입가 상승이 주된 요인이었다.
일본 총무성은 6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6월보다 0.4% 상승한 100.0이었다고 26일 밝혔다.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0.3% 상승)를 웃돌았다.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로 바뀐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항목별로 보면 가솔린 가격은 6.4%, 등유 가격은 6.2%, 도시가스비는 4.7% 각각 상승했다. 화력발전의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수입가격이 상승하자 간사이전력과 규슈전력 등 전력회사가 5월부터 가정용 전기료를 인상하면서 전기료도 9.8%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어류 통조림 제품은 9.3% 올랐고, 가다랑어 통조림은 10.9% 인상됐다. TV 가격은 4월에는 16.4% 하락했지만, 6월에는 5.5% 하락하는데 그쳤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가격이 올랐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증가로 자동차보험료가 오른 것도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디플레이션 탈출 조짐이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상은 내각회의후 기자회견에서 "소비가 경기 회복을 견인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오전 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 상태가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임금이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이다. 후생노동성 통계로는 근로자 급료는 지난해 11월 27만5천250엔에서 5월에는 26만7천408엔으로 내려갔다. 임금이 내려간 와중에 경기(景氣)와 관계없이 전기료 등의 인상으로 물가가 오를 경우 가계는 오히려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일본 정부는 성장전략을 조기에 실행해 가계의 수입을 늘리는 한편, 전기료 인상 등 엔저 부작용을 억제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가 관방장관도 "에너지 가격이 너무 오를 경우에는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