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인터넷ㆍ통신망을 통한 정보수집 활동인 프리즘(PRISM)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행동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우크 대통령은 26일 독일 지방지인 파사우어 노이에 프레세와 인터뷰에서 "누구든지 양심에 따라 (정보를) 공개했고 행동했다면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옛 동독에서 인권 운동을 펼친 목사 출신으로 동서독 통일 직후인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동독 공안조직인 슈타지의 방대한 문서를 관리하는 구동독문서 관리청을 이끌었다.
그는 이번 NSA 스캔들로 인해 개인적으로도 정보 노출을 우려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이번 스캔들이 실제로 나를 곤혹스럽게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 역시 전화나 이메일로 공개적으로 말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두려움이 독일에서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그러나 NSA 스캔들에 대한 지나친 비판이 독일과 미국의 우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계했다.
그는 "미국인과 독일인은 데이터 보호에 관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인은 비밀 요원을 통한 국가 권력의 남용을 경험하면서 살아야만 했다. 우리가 이번 이슈에 특히 민감한 것은 이 때문이며 미국 친구들이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동맹국 정보기관들이 우리가 이곳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경계선을 지키도록 분명하게 해야한다"면서 "시민의 권리를 존중하려면 국제 협약이 신속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