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파나마 운하에서 북한 선박에 실린 쿠바 무기가 압수당한 사건이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28일(현지시간) 국영 매체가 소개한 자신의 서한에서 쿠바의 적들이 이번 사건을 날조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7월 26일자로 된 서한에서 카스트로는 쿠바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는 의혹에 관해 언급하면서 적대국들이 북한 선박이 억류된 사건을 기화로 쿠바를 중상하려 획책한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는 "지난 며칠 사이에 (라울 카스트로 의장을) 유엔과 다른 나라의 국가원수를 속이는 사람으로 묘사하면서 우리의 혁명을 비방하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쿠바 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몬카다 병영 습격'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외국 지도자에 보내는 서한은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쿠바의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파나마 정부는 앞서 지난 16일 북한 선적 화물선 청천강호에 실린 설탕 포대 밑에서 미사일과 여타 군사장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쿠바 정부는 이들 무기 장비가 지대공 미사일과 전투기, 엔진 등 노후화한 방어무기라며 수리차 북한으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영 뉴스 사이트 쿠바데바테는 카스트로가 26일 만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서한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쿠바데바테는 주말 카스트로와 마두로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카스트로는 2006년 장 출혈로 사경을 헤매던 상황에서 친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좌를 넘겨주고 물러났으며 최근에는 거의 공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이달 2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7월27일) 60주년 축전을, 김정은 제1위원장은 26일 라울 카스트로 의장에게 '몬카다 병영 습격' 60주년 축하 전문을 각각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