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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욱 "요즘 국정원? 5·16때 중앙정보부 100% 재현"

정치 일반

    안병욱 "요즘 국정원? 5·16때 중앙정보부 100% 재현"

    "방법 정교해졌지만 집권세력 위한 정치개입 목적 변하지 않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29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병욱 前카톨릭대교수(前 국정원 과거사위 간사)


    ◇ 정관용>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그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제대로 되고 있지는 못합니다마는. 그리고 바로 이 문제, 이제 앞으로 재판으로까지 이어질 텐데요. 돌이켜 보면 중앙정보부, 안기부 그리고 국정원에 이르기까지 선거개입, 정치개입 논란에 휩싸였던 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좀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지난 2004년 참여정부 시절에 국정원 개혁을 위한 과거사위원회가 구성됐었죠. 거기 민간위원으로 참여하셨던 가톨릭대학교 안병욱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그 당시에 어떤 활동들을 하셨는지. 오늘의 국정원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정말 이런 논란이 다시는 일지 않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말씀 좀 듣겠습니다. 지난 2004년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정식 명칭은 이렇게 됩니다. 민간위원 또 간사로 참여하셨던 가톨릭대학 안병욱 교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교수님,

    ◆ 안병욱>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벌써 처음 시작하신 건 2004년이니까 10년 가까이 됐네요, 그렇죠?

    ◆ 안병욱> 그렇군요.

    ◇ 정관용> 요즘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에 나오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또 대통령의 NLL대화록을 공개하면서 또 한 번 뜨거운 이슈에 휘말리고 있고 말이죠. 요즘의 국정원 모습 보면서 우선 첫번째 소회가 어떠십니까?

    ◆ 안병욱> 61년 김종필 등 5.16 주역들이 만들었던.

    ◇ 정관용> 중앙정보부.

    ◆ 안병욱> 중앙정보부 그 모습이 완전히 100% 재현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61년 그 시절이 재현된다고요?

    ◆ 안병욱> 네.

    ◇ 정관용> 도대체 몇 십 년이 흘렀는데, 지금.

    ◆ 안병욱> 네, 정보부를 만든 본래의 의도가 바로 정치개입, 정치공작, 정보정치. 말하자면 취약한 5.16군사쿠데다 세력들을 정치적으로 튼튼히 만들기 위한 의도 속에서 명분을 내세워서 정보국을 만들었는데. 그게 유신 그다음에 전두환의 5공 거치면서 그 실체가 거의 바뀌지 않고 마침 때를 만난 듯이 다시 활동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거죠.

    ◇ 정관용> 박정희, 전두환 그때는 그야말로 군사독재 정권 시절이라서. 중앙정보부, 안기부의 그냥 야당의원들을 바로 잡아다가 몽둥이로 때리기도 하고 별 일이 다 있었지 않았습니까?

    ◆ 안병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문민정부 되고 김대중 정부되고 이른바 민주화가 됐는데 그 시절로 되돌아갔다 그 말씀이세요?

    ◆ 안병욱> 그 정치공작, 정치개입이라는 목적은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 정관용> 수단과 방법은 좀 달라졌다?

    ◆ 안병욱>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훨씬 더 정교화 돼 있는 거죠. 옛날에는 그런 식으로 잡아다가 폭력을 가하고 때에 따라서는 터무니없는 혐의를 둘러씌워서 구속시키고. 그건 그 시대에나 통용되는 거고 지금 그렇게 통용될 수는 없죠. 그러니까 방법을 상당히 교묘하고 정교하게 해서 의도하는 바는 마찬가지라는 측면에서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가 있죠.

    ◇ 정관용> 그 정치개입의 목적은 결국 정권수호 그겁니까?

    ◆ 안병욱> 그렇습니다. 말로는 국가안보지만. 국가안보라기보다는 현 집권세력, 좀 더 포괄적으로 얘기하면 기득권층에 대한 끊임없는 지배력을 정보부나 안기부나 국정원을 뒷받침으로 해서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그렇다 보면 우리 안병욱 교수께서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그 활동하셨는데. 결국은 잘못하신 것 아니에요?

    ◆ 안병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셨어야 되는데.

    ◆ 안병욱> 저한테 당시의 국정원 개혁할 수 있는 어떤 임무를 줬다고 한다면 제가 지금 통탄할 일이지만, 저는 개혁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에 과거에 잘못했던 것을 진실을 규명해서 고백하도록 하라는 아주 지극히 소극적인 임무를 부여받아서 그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오늘날 국정원이 부활한 것에 대해서 저한테 꼭 책임을 묻는 것은 조금 과도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당시 위원회의 임무는 국정원의 과거사건.

    ◆ 안병욱> 네.

    ◇ 정관용> 그것을 진실을 밝혀보자, 거기까지였습니까? 그래서 나중에 국정원은 이렇게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런 건의하고 그게 입법화되고 이런 일로 이어지지는 못했나요?

    ◆ 안병욱> 3년 동안에 활동하고 보고서를 내면서, 보고서 속에 나름대로의 어떤 국정원 개혁에 대한 여러 가지 검토한 안을 제출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2007년 11월에 발간이 됐고 곧바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다 알다시피 그 이후에 생겼던 정권은 그 3년 동안의 과거사건, 진실규명 작업이 못내 불편했던 정권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건 그냥 휴지조각으로 넘어가버린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 정관용> 2004년에 당시 국정원장은 고용구 원장이었었죠?

    ◆ 안병욱> 시작할 때는 고용구 원장님이었고 그 뒤에 한 두 차례 원장이 바뀌었죠.

    ◇ 정관용> 왜 이게 만들어지게 됐습니까? 만들어졌던 배경은요?

    ◆ 안병욱> 이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사회의 질적인 성장을 해야 되는데. 정치적 발전을 해야 되는 거죠. 그때 가장 크게 제기됐던 것 중의 하나가 과거 정보기관, 인권탄압을 했던, 특히 국정원이 그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그런 권력기관의 어떤 체질을 바꾸어야 된다 그랬을 때 국정원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정권이 바뀌기 때문에 국정원 측의 입장에서는 과거에 가지고 있는 권한을 임무를 유지하면서 새로 바뀌는 민주정부에 자기들 맞춰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논의하지 않았겠습니까? 그것들 가운데 과거에 우리가 잘못했던 것을 솔직하게 진실고백하고 국민들의 용서받고 국민들이 용서를 해 주게 되면 그 틀 위에서 새로운 민주정부에 자기들 할일을 하겠다. 말하자면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을 통한 거듭나는 것이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이른바 국정원이 저질렀던 정보부가 저질렀던 온갖 종류의 불법적이고 인권탄압 혹은 정치공작에 대한 진실규명을 시작했던 거죠.

    ◇ 정관용> 그러면 이건 국정원이 스스로 이 위원회를 만들겠다 한 거였어요?

    ◆ 안병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기들 스스로 했을 때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학계에 우리 뜻이 그러니까 이것을 해 줄 수 있는 어떤 시민사회단체 인원들을 참여를 해 달라. 그 당시에는 그래서 과연 국정원이 진정성을 가지고 있느냐, 신뢰할 수 있겠느냐 여러 가지 논의를 하다가 당시에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고용구 원장님의 인품이나 또 국정원측의 여러 가지 요구들이 충분히 신뢰할 수 있겠다 싶어서.

    ◇ 정관용> 참여하게 됐군요?

    ◆ 안병욱> 나름대로 결단을 해서 참여를 했던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전체 위원회는 몇 명으로 구성이 됐고 어떻게 구성이 됐습니까?

    ◆ 안병욱> 위원은 15명인데 그중에 10명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10명이 참여를 했고. 그 아래에 조사관들이 배치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은 위원회에서 결정을 하는데 국정원 측의 간부들이 다섯 사람 참여를 했고 시민사회단체에서.

    ◇ 정관용> 민간위원이 10명?

    ◆ 안병욱> 10명.

    ◇ 정관용> 국정원 측이 5명?

    ◆ 안병욱> 네.

    ◇ 정관용> 민간위원 측이 훨씬 다수네요.

    ◆ 안병욱> 그러니까 그 논의하는 과정은 모든 것을 국정원 측은 사실은 자기주장보다는 그 위원회 활동하는데 내부의 도움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 정관용> 지원을 해야 되니까. 자료도 만들어야 되고 이런 등등.

    ◆ 안병욱> 지원하는 입장에서 다섯 분이 참여했고 .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10명의 민간위원은 그러면 누가 구성을 한 거예요?

    ◆ 안병욱> 전적으로 학계, 시민사회단체가 협의를 통해서 10명이 참여를 했습니다. 거기에는 학계, 시민사회단체 그다음에 종교계, 법조계. 나름대로는 여러 가지로 의견을 모아서 선발했습니다.

    ◇ 정관용> 우리가 금방 들으면 알만한 분들도 많이 참여하셨죠?

    ◆ 안병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떤 분들이 있었습니까? 몇 분만 좀.

    ◆ 안병욱> 서강대학 정치학과 손호철 교수 그다음에 한홍구 교수, 학계에서. 또 변호사 두 분. 종교계 출신, 종교계의 대표 등등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런 시민사회와 학계가 10명을 만들어내니까 국정원에서는 그냥 다 100% 수용한 거예요?

    ◆ 안병욱> 100% 다 수용을 했고요. 거기 학계나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인사들 가운데는 우리가 통상 국정원의 체질로 봤을 때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그런 분들도 계셨는데 전혀 뭐, 전적으로.

    ◇ 정관용> 문제 삼지 않고?

    ◆ 안병욱> 네.

    ◇ 정관용> 조사관들은 역시 민간에서 채용했습니까?

    ◆ 안병욱> 그렇습니다. 조사관들은 국정원 파견 직원들이 있었고. 민간출신들, 전적으로 그것도 위원회가 선발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정식 명칭이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인데. 과거사건은 그럼 모두 몇 건 정도 대상으로 해서 어떤 활동을 하시게 된 거죠?

    ◆ 안병욱> 국정원 과거사건, 말하자면 과거사 관련된 것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 정관용> 그럼요.

    ◆ 안병욱> 예를 들면 동백림 사건이랄지 인혁당 사건이랄지 그다음에 정수장학회 문제. 그런데 주어진 기간 내에 그 모든 걸 다 다룰 수가 없어서 여러 차례 논의를 해서 대표적인 사건을 간추려서 최종적으로는 7개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었고. 거기에 부과해서 국정원 과거사건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의 정치공작, 정치개입 했던 부분들을 총체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싶어서. 예를 들면 정치개혁 그다음에 사법부에 대한 간섭, 통제. 또 학원사찰, 언론사찰 등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까지 만들어냈습니다.

    ◇ 정관용> 두 가지 활동이었군요, 크게 말해서.

    ◆ 안병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대표적 7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본다는 게 하나 있었고. 국정원 내지는 중앙정보부의 전반적인 활동을 상황 가운데 어떻게 보자면 위법적인 것, 불법적인 것.

    ◆ 안병욱> 그 체질, 활동 전반적인 것을 평가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국정원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역시 선거개입, 정치개입 논란이기 때문에. 그 두번째 것을 먼저 말씀을 듣고 7개 사건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전반적인 체질에 대한 평가분석은 어떤 방식으로 하셨고 결론은 어떻게 냈습니까?

    ◆ 안병욱> 그러니까 내부의 현재 남아 있는 문서들을 최대한 검색을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국정원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정치인들에 대한 반대, 비판적 정치인들을 탄압해 오고 그다음에 특히 주로 선거 때 선거개입을 쭉 해 왔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럼 자료가 다 남아 있던가요? 그런데.

    ◆ 안병욱> 거의 안 남아 있죠.

    ◇ 정관용> 글쎄요. 어떻게 규명하셨어요? 그걸.

    ◆ 안병욱>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자료들을 활용해서 그래서 저희들은 내부에서 논의하는데 예를 들면 고고학적인 방법이란 얘기를 했습니다. 아주 편린으로 일부 삭제하지 않고 인멸시키지 않고 남아 있는 그 자료들을 가지고 최대한 활용해서 당시의 전체 규모를 이렇게 우리가 확장해 보는 조사를 했는데.

    ◇ 정관용> 유물 발굴하듯이?

    ◆ 안병욱> 그렇습니다. 발굴된 유물을 가지고 해석하듯이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주로 우리가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선거 때 선거개입을 하고 선거운동 과정 속에서부터 더 나아가서는 투개표 조작까지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최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 정관용> 투개표 조작은 언제쯤까지 이루어지던가요?

    ◆ 안병욱> 그건 남아 있지 않은데. 정황상 그렇게 충분히, 제가 전공이 역사학이기 때문에. 고고학적, 역사학적 해석으로 하는데 적어도 전두환 시기까지는 거의 모든 선거에.

    ◇ 정관용> 그래요?

    ◆ 안병욱> 국정원이 앞장섰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투개표 조작도 전두환 때까지? 80년대에도?

    ◆ 안병욱> 그렇게 꼬집어서 증거를 댈 수는 없어요, 그러나.

    ◇ 정관용>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

    ◆ 안병욱> 그러니까 국정원장 당시는 안기부장. 그다음에 정보부장이 내부 직원들을 모아놓고 마치 얼마 전 논란이 되고 있는 원세훈 전 원장이 훈시 내렸다는 그 내용에 똑같은 내용들이. 당시 정보부장이나 안기부장이 직원 조회, 혹은 창설기념일날 행했던 발언 속에. 예를 들면 66년도 발언 같은 경우는 67년 선거에 승리해야 되는 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이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 최대한 모든 역할을 다해야 된다, 물론 말로는 합법적인 범위라는 표현을 붙이기는 하지만 그런 얘기를 했고. 예를 들면 1986년 같은 경우에 장세동 안기부장이 직원들에게 “안기부는 대통령 각하의 분신임을 단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을 보위하기 위해서 우리가 분신기관으로서 모든 일을 해야 된다.” 바로 그것들이 결과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행해지는 선거개입이고. 실제로 과거 우리가 선거를 되돌아보게 되면 어떻게 선거가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는가 하는 건 충분히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 정관용> 광범위하게 선거에 개입했다. 공천과정에도 개입하고 별의별 일을 다 했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입증이 되는데.

    ◆ 안병욱> 그러니까 야당은 무슨 제2중대라는 표현을 적어도 6월 항쟁 이전까지는 공공연하게 다 얘기했으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투개표 조작 이런 말씀을 들으니까 그거야말로 정말 60년대 초반까지 아니었나 싶은데. 정황상은 70년대, 80년대도 의심할 만하다?

    ◆ 안병욱> 네.

    ◇ 정관용> 그뿐 아니라 사법부 통제 이런 것도 어디서 밝혀내셨어요?

    ◆ 안병욱> 그건 정량제 재판이라고 해서 저희들 보고서에 그건 거의 생생하게 나와 있는데.

    ◇ 정관용> 집시법 위반이면 몇 년, 뭐는 몇 년 이런 식으로? (웃음)

    ◆ 안병욱> 주로 반공법이나 국가보안법 특히 간첩조작 그다음에 학원사찰 결과 이런 무수히 많은 정치적 사건들. 그런 경우는 안기부나 정보부에서 만들었던, 심지어 다 알고 있는 바대로 수사관들이 쓴 진술서. 거기에 잘못돼 있는 오탈자까지 그대로 가서 검찰의 기소장에 들어가고 판결문에 그대로 나와 있다는 거는 우리가 너무나, 일종의 하나의 당시의 웃지 못할 사례로 알고 있는 바대로. 만약에 재판부가 원하는 대로 판결을 내리지 않았을 경우에 그 판사들은 재임명과정 속에서.

    ◇ 정관용> 탈락되고.

    ◆ 안병욱> 탈락되고, 대법관들도 마찬가지였고요.

    ◇ 정관용> 그리고 학원이나 언론에 대한 사찰 이런 것들도 증거가 남아 있던가요?

    ◆ 안병욱> 네. 그런 건 총체적인 자료를 처음에, 제 개인적으로 2004년에 참여하게 됐을 때는. 당시의 정보기관에 대한 나름대로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어요. 거기에 가면 우리 현대사에 관련된.

    ◇ 정관용> 자료가 많겠지?

    ◆ 안병욱> 모든 자료가 남아 있을 거다. 또 당시 학교 다닐 때 굳이 유인물이나 여러 가지 민주화 운동을 했던, 학생운동 했던 자료를 모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정보부에 다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그런 생각 속에 거기 가게 되면 모든 자료들이 남아 있으리라고 생각을 했는데. 가서 보니까 거의 자료가 없고.

    ◇ 정관용> 다 폐기시킨 거죠? 그러니까.

    ◆ 안병욱> 폐기시켰고 자료수집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는 데다 문제는 자기들이 어떤 사건을 만들었을 때 기획했던 기획문서는 거의 다 철저하게 다 인멸시켰습니다, 예를 들면.

    ◇ 정관용> 하긴 자기 불법적 행위를 하는데 누가 그걸 남기고 싶었겠어요.

    ◆ 안병욱> 그게 다른 나라의 기관과 한국 기관의 차이점인 것 같고요. 예컨대 1973년도에 김대중 씨를 일본에서 납치해 왔을 때.

    ◇ 정관용> 납치사건.

    ◆ 안병욱> 납치해 왔던 국내문서가 아무것도 안 남아 있어요. 다만 이게 전혀 엉뚱한, 해외기관이 국내로 보고했던 것까지는 인멸시키지 않아서. 일본 대사관에서 보고했던, 납치와 관련된 그 기록들이 일부 남아 있어서 그걸 통해서 이제 당시 상황을 복원해 냈던 거고. 예를 들면 김형욱 파리에서 실종사건, 살해사건 같은 경우도 조사를 했는데. 국내의 기록은 거의 없고 간접적, 간접적. 2차, 3차 자료를 통해서 복원을 해낸 것입니다.

    ◇ 정관용> 어쨌든 그런 2차, 3차 자료를 보니까 학원, 언론사찰 등등도 분명히 증거들이 드러났고. 이건 사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웃음)

    ◆ 안병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7개 사건, 예를 들어서 어떤 어떤 사건들입니까?

    ◆ 안병욱> 지금 얘기했던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 살해사건, 정수장학회 강탈사건, 인혁당 사건. 그러니까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이죠. 그다음에 동백림 사건. 그리고 KAL 858기 폭파사건. 또 이른바 이선실 사건. 그런데 KAL기 폭파사건이나 이선실 사건 같은 경우는 국정원 측에서. 이건 정말 혐의가 없는 일인데 마치 당시 정보부나 안기부에 했던 것으로 오해를 사고 있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 달라. 조사해 본 결과 당시 858기 사건은 우리나라의 안기부와는 상관이 없다는 게.

    ◇ 정관용> 결론 났고요?

    ◆ 안병욱> 결론 났고 이선실 사건 같은 경우는 공교롭게.

    ◇ 정관용> 민중당 고정간첩 그 사건이었죠?

    ◆ 안병욱> 공교롭게 선거를 앞두고 하나의 대표적인 북풍사건인데. 사건의 실체는 맞고요. 다만 그것을 선거를 앞두고 너무 과도하게 활용했다는 측면. 아까 선거개입이라고 얘기를 드린 것처럼 그건 87년 이후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과도하게 선거로 활용했기 때문에 오해를 샀고. 국정원이나 안기부가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일종의 오비이락 같은 혐의를 둘러쓰는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김대중 납치사건, 당시 중앙정보부가 했다는 거 명확하게 밝혀졌고요. 김형욱 이게 살해로 결론 났습니까? 어떻게 결론 났습니까?

    ◆ 안병욱> 그렇습니다. 파리에서 당시의 안기부 그러니까 정보부 직원이 살해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 모든 7개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진실들을 국정원 안팎의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서 만들어 내고. 국정원 전반적인 활동에 대한 어떤 평가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내서. 최종 결과본은 보고서 발간 이걸로 끝난 거였습니까?

    ◆ 안병욱> 참여정부가 끝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 정관용> 2007년 11월.

    ◆ 안병욱> 네.

    ◇ 정관용> 12월이 대선이었고.

    ◆ 안병욱> 문제는 그때 그런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했던 근본적인 출발점은. 과거에 그렇게 추악한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게 되면 뒷날 누군가 와서 다시. 국정원을 인위적으로 정치개입에 활용하려고 했을 때 내부에 수천 명의 직원이 있는데.

    ◇ 정관용> 반발이 나오고?

    ◆ 안병욱> 반발이 나오고 과거에도 이런 일을 해서 얼굴 들 수 없는 창피한 일인데 또다시 이런 일을 하면 안 된다. 말하자면 내부반발과 내부고발을 염두에 두고 그런 일을 했던 겁니다. 그래서 거기에 안전판을 염두에 뒀는데 정권이 바뀌어서 보수정권 5년 동안에 그렇게 하는 것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서 사실 내심 가슴 아프고요. 또 한편으로 생각하게 되면 내부의 수많은 엘리트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지난 이명박 정권하에 저질러지고 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 사태를 보면서 우리와 똑같이 굉장히 가슴 아프고 내적으로 여러 가지 비판적인,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내부고발 등등이 왜 터져나오지 않죠?

    ◆ 안병욱>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국정원 내부 엘리트 직원들의 그런 반발을 야기시킬 수 있는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야 하는데. 한국사회의 오늘날 지배언론들이 끌고 가는 걸 보게 되면. 누군가가 내부고발을 하게 되면 그것을 장려하기보다는 배신자로 낙인을 찍어서 매도시키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보수언론들의 행태이기 때문에.

    ◇ 정관용> 여론과 언론지형이 그런 상태라서 나오지 못한다?

    ◆ 안병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국정조사도 하고 있고 또 원세훈 전 원장 비롯해서 재판도 받게 될 것이고 합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국정원을 어떤 식으로 법이나 제도를 바꿔가지고 다시는 이런 행동이 나올 수 없도록 만들어 내느냐, 이거 아니겠습니까?

    ◆ 안병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가능하기는 할까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 안병욱> 그러니까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지 않겠느냐 하는 최소한의 양심에 의존하는. 그런 것이 일종의 국정원 개혁의 방향이었다고 한다면 그리고 노무현 정부는 일체 국정원의 잘못된 정보보고를 받지 않겠다. 그렇게 했는데 그게 5년 동안에 완전히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니까요. .

    ◆ 안병욱> 저는 이 시점에서 국정원을 전면적으로 해체, 복원하는 방법.

    ◇ 정관용> 어떻게 해체해서 어떻게 복원합니까?

    ◆ 안병욱> 그러니까 61년에 만들어졌던 정보부의 후신으로써의 국정원을 해체해야 되고. 그다음에 오늘날 국제화사회, 국제정보, 긴밀한 국제관계. 이런 것을 감당해 낼 수 있는, 담당해 낼 수 있는 새로운 기구를.

    ◇ 정관용> 해외정보만 전담하는 쪽으로?

    ◆ 안병욱> 만들어내는 것이 근본적인 개혁의 방향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그와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법률들이 국회에 나와 있기는 합니다. 국내기능을 아예 없애자, 대북과 해외정보 기능만 살리자 이런 의견도 있고 별의별 의견들이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국정조사도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국회에서도 이 논의가 잘 진행될지 또 대통령은 국정원 자체 개혁안을 만들어 봐라, 이러고 있는 상태이고. 전망을 짧게 해 보신다면?

    ◆ 안병욱> 지금 활동하고 있는 정치인이나 기득권을 이해하는 나라로 우리 사회가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후세 100년, 200년 대한민국은 수천 년 계속되어야 되는데 현재의 위정자들이 그런 점을 생각해서 당장 목전의 어떤 이익만을 생각하고 이 문제를 접근한다고 하면 한국사회의 미래는 보장할 수가 없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안병욱> 최소한의 어떤 몇십 년 앞을 내다보는 그런.

    ◇ 정관용> 설계를 해 달라?

    ◆ 안병욱> 네.

    ◇ 정관용> 교수님 말씀을 들을지 한번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병욱> 안녕히 계십시오.

    ◇ 정관용> 가톨릭대학교 안병욱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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