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공언한 대로 밀양에서 올 여름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윤 장관은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 동안 밀양에서 휴가를 보내며 주민들을 직접 만나 송전탑 건설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한전과 주민 사이의 갈등 해법을 찾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입장 등도 설명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첫날인 1일에는 밀양지역 유림과 면담을 하고, 2일에는 밀양지역 상공인들과의 조찬간담회와 방송사 인터뷰, 3일에는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는 등 지역 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 이번 일정을 공식적인 일정이 아닌 개인 일정으로 보낼 계획이다.
이같은 윤 장관의 갈등 현장에서 보내는 휴가는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대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윤 장관은 "공사재개 보다는 주민과의 대화가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주민에게 무엇이 사실인지 먼저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장관의 '주민들과의 소통 휴가'에 대한 진정성을 주민들에게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장관은 앞서 지난 13일과 20, 21일에도 밀양을 방문했지만, 반대 측 주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별다른 성과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송전탑 반대대책위가 요구한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을 반대하다 주민들의 원성만 샀다.
주민들은 "주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윤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굳이 국정에 바쁜 장관이 직접 밀양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설명해야 할 만큼 밀양 주민들이 무지하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실 윤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해도, 어차피 정부가 '보상'을 통한 중재에 나선 만큼, 보상을 원치 않는다는 주민들과는 대화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민들은 "윤 장관이 계속 해서 '보여주기식' 방문을 하고 있는데, 이럴 거면 오지 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