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타선과 컵스 야수들의 도움을 받았다."
5⅓이닝 11피안타 2실점. 9개의 탈삼진과 함께 최고의 투구를 선보인 지난달 28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생각하면 아쉬운 투구다. 하지만 승리하기에는 충분한 투구였다. 게다가 타선의 도움과 함께 상대의 어이 없는 실책으로 생각보다 쉽게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6-2로 앞선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다저스가 6-2로 승리하면서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원정 경기였던 탓에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일단 패스트볼 구속이 신시내티전에 비해 3마일 가까이 줄었다. 방망이에 맞기만 해도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는 리글리필드의 영향도 있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LA타임즈는 "류현진이 최고의 금요일(현지시간)은 아니었다. 류현진에게는 늘 원정 투구는 과제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승리를 거두기에는 충분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다저스 루키로는 2002년 이시이 가즈히사 이후 처음으로 10승 투수가 됐다"고 전했다.
류현진이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사이에 타선도 류현진에게 힘을 보탰다. 컵스보다 적은 9개의 안타를 쳤지만 타선의 응집력은 위였다. 류현진이 내려갈 때까지 6점을 뽑아주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물론 류현진도 3회초 시즌 9호 안타를 치기도 했다.
여기에 컵스 야수들의 어이 없는 실책도 류현진을 도왔다. 기록된 실책은 하나지만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많았다.
3회초에는 마크 엘리스의 타구를 중견수 데이비드 데헤수스가 낙하지점을 포착하지 못해 머리 위로 넘겨 2루타가 됐고, 4회초에는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타구를 데헤수스가 더듬으면서 2루에 있던 류현진이 홈까지 들어왔다.
또 5회초 무사 1, 2루에서는 스킵 슈마커의 땅볼을 투수 에두아르도 산체스가 잡은 뒤 2루로 던지지 않고, 곧바로 1루에 송구하는 본헤드 플레이를 펼쳤다. 병살타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결국 닉 푼토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이 더 났다.
LA타임즈도 "류현진은 타선의 도움을 받았다. 또 컵스의 어이 없는 플레이도 류현진의 승리에 도움이 됐다"면서 "덕분에 다저스는 59승49패를 기록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에서 10경기를 더 이기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