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더이상 연패 스토퍼가 아니다. 이제는 연승 지킴이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6-2로 앞선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다저스가 6-2로 승리하면서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10승이라는 업적도 달성했지만 무엇보다 팀의 연승을 이었다는 점이 반갑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와 함께 원정 12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부터 남의 안방에서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원정 12연승은 1924년 전신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에 세운 팀 최다 원정 연승 기록과 동률이다. 류현진의 승리로 인해 다저스는 새 기록을 쓸 기회를 잡았다.
사실 류현진에게는 연패 스토퍼가 익숙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한화에서 항상 연패를 끊는 역할을 했다. 전력이 약했던 한화에서 홀로 승리를 챙길 능력을 갖춘 유일한 투수였다. 류현진이 떠나자 한화는 개막 13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그만큼 류현진의 역할이 컸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 와서도 류현진은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야 했다. 다저스가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연패 수렁에 빠졌던 탓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지난 5월1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는 6⅔이닝 1실점으로 다저스의 8연패를 끊었다. 또 5월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앞서 등판한 1~2선발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의 연패를 류현진이 만회했다. 9이닝 7탈삼진 무실점. 류현진의 첫 완봉승이었다.
이후 다저스가 상승세를 타면서 류현진도 연패 스토퍼가 아닌 연승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러면서 연패 스토퍼가 아닌 연승 지킴이로 변신했다. 지난달 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7이닝 2실점 호투로 다저스의 7연승을 이끌었고, 지난달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도 팀의 4연승에 디딤돌을 놨다. 이번에는 다저스의 원정 12연승을 이끌면서 새 기록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확실한 연승 지킴이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