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사흘째인 민주당은 3일 첫 대규모 집회에서 국정원 국정조사의 정상화 촉구와 국정원 개혁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김한길 당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비장한 발언들이 쏟아졌지만 분위기가 딱딱한 것 만은 아니었다.
여성의원단 합창, 시낭송 등 문화제 형식을 빌려 참여자들과 소통했고, 방송사 앵커 출신 의원들의 풍자적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MBC앵커 출신인 신경민 최고위원과 박영선 의원이 전매특허인 '클로징 멘트'를 재연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꼬집었다.
‘민주 뉴스데스크’라는 이름의 뉴스에서 마이크를 잡아 '클로징 멘트'를 한 것이다.
신 최고위원은 “대통령은 침묵할 권리가 없다. 침묵할 의무도 없다. 더이상 침묵해서도 안된다. 자기 목소리로 진실과 진심을 말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그는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은 억지를 억지, 꼼수를 꼼수, 불법을 불법, 국기문란을 국기문란으로 막아왔다”며 “국기문란 시리즈에 국정원, 검찰, 경찰 모두 망가졌다. 언론은 이를 뒤틀고 아예 눈감았다”고 비판했다.
박영선 의원은 “청계광장에는 주최측 추산 2만명, 경찰 추산 1만명, 조중동 추산 500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부 보수 언론이 축소 보도를 하고 있다는 걸 비꼰 것이다.
여성 의원들은 흰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맞춰 입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애창곡이기도 한 ‘상록수’와 ‘아침이슬’을 불렀다.
무대 앞에 자리했던 동료 의원들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따라 부르자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시인인 도종환 의원은 ‘상선암에서’라는 자신의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국민보고대회에는 127명의 당 소속 의원 가운데 112명이 참여해 결속을 과시했다. 주최 측은 1만 5000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이어진 시민단체 주도의 촛불 집회로 자연스럽게 합류하면서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자리를 지켰다.
날이 어두워지자 자발적으로 참여한 의원들도 촛불을 함께 들었고, 무대에 오른 참여자들의 발언과 쓴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