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니아인 직장인 김기영(33·가명) 씨는 한 주의 업무가 끝나는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길드(게임 친목 모임)원들과 함께 온라인게임을 즐긴다. 주말에는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활기찬 한주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직장인 박호철(31·가명) 씨도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 주말이 되면 게임을 좋아하는 동료들과 함께 PC방에 모여 온라인게임을 즐긴다. 평일에도 게임을 즐기지만 다음날 출근 부담에다 밀린 업무 때문에 좀체 몰입할 수 없다. 주말이야 말로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찬스인 셈이다.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주말 이용자들을 잡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내놓고 있다. 접속량이 평일 대비 월등히 높은 주말 이용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킴으로써 게임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복안이다. 이에 힘입어 기존의 혜택 제공 이벤트에 이어 주말용 던전(싸움터)까지 등장했다.
엑스엘게임즈는 최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키에이지’에 주말 던전인 ‘영원의 섬’을 공개했다. 이곳은 기존 인스턴스 던전인 ‘영원의 섬’의 난이도와 접근성을 낮춰 주말에 즐기는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꾸민 점이 특징이다.
이곳은 매주 토요일 자정부터 월요일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50레벨 이용자 다섯 명이 모여 게임 속 각 대륙의 수도에 있는 NPC(보조캐릭터)를 통해 입장할 수 있다. 특히 명예점수와 고급 재료아이템 등을 보상으로 주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눈길을 끈다.
넥슨의 온라인 1인칭 총싸움게임 ‘서든어택’도 주말 혜택을 강화해 주목된다. 이달 동안 매주말(금·토·일) 특정 시간에 게임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대박배틀코인상자’, ‘백사스킨주무기’, ‘클랜무한자유’ 등의 보상 아이템을 주는 ‘슈퍼 핫 타임 위켄드’ 행사를 진행한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액션게임 ‘크리티카’의 경우 ‘활력의 증표’, ‘강화석’, ‘경험치 물약’ 등의 보상 아이템을 주는 온타임 이벤트의 혜택 시간을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 두 배 가량 늘렸다.
이렇듯 게임업체들이 주말 이용자 잡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통상적으로 주말 접속량이 평일보다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PC방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PC방 5곳을 살펴본 결과 금요일 저녁부터 직장인 고객들이 밀려들기 시작해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저녁 6시 무렵까지는 학생 고객들도 몰려들면서 수요가 절정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자 주말 고객을 잡으려는 업체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한 게임업체 개발 이사는 “온라인게임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말용 콘텐츠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주말 장사(매출)가 약 40%에 이른다고 하더라 온라인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