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기금이 투입된 공공건설 임대아파트가 일부 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종 불.탈법이 횡행하고 있으며 세입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대전 인동신협은 최근, 임대사업자 A(67)씨를 문서 위조 등의 이유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충남 공주 B공공건설 임대아파트를 담보로 인동신협으로부터 대출받는 과정에서 세입자와 체결한 임대계약서의 금액을 낮추는 수법으로 대출금을 더 받아내다 적발됐다.
구체적인 수법은 이렇다.
A씨가 소유한 104호의 현재 시세는 7000만원 안팎. 3500만원 가량의 전세금이 계약되어있다. 하지만 104호의 현재 등기부등본의 근저당 채권최고액은 5700만원.
채권 최고액이 실제 대출금의 130-140%를 반영하는 것을 감안할 때 A씨는 규정보다 2000만원 정도의 돈을 ‘더’ 대출받은 셈이다.
문서 위조를 통해 임대차 보증금액을 실제보다 낮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104호 외에도 대여섯 가구를 더 가지고 있는 A씨는 똑같은 수법으로 2억원 가량의 대출금을 ‘더’ 받아냈다가 신협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최근 들어 A씨처럼 공공임대아파트를 담보로 한 불법 대출이 업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신협 관계자는 “임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일부 업자들이 전세금 등 근저당 설정 금액을 낮추는 방법으로 금융권으로부터 정해진 것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고 있다”며 “최근 들어 이런 추세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해진 것보다 더 많은 대출도 잘못이지만, 더 큰 문제는 해당 업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경우다.
세대당 3000여만원 가량의 ‘차익’만 남긴 채 대출금 상환을 포기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세 세입자와 금융권에 돌아가기 때문.
B 아파트 500여 세대 가운데 200세대 이상이 금융권에 불법 근저당이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 수익을 위해 부도난 공공 임대 아파트를 불법 매매하는 경우도 있다.
공공 임대 아파트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행위도, 또 부도난 공공 임대 아파트를 매매하는 행위도 모두 불법이다.
오 훈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정책위원장은 “공공건설 임대아파트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과정에서 각종 불.탈법이 판을 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불법 대출과 매매 등은 세입자들의 보증금 손실과 거주 불안 등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