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CIA요원 에드워드 스노우든에 대해 러시아가 망명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기로 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7일(한국시각) 미 언론에 (스노우든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의제도 거의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은 맞지 않는다는게 오바마 대통령과 보좌진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거듭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전날 NBC방송의 '투나이트쇼'에 출연해 "러시아는 끊임없이 냉전적 사고를 갖고 냉전시대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스노우든에게 임시망명을 허용한 러시아를 비판했다.
양국 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미러 관계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 축출문제와 러시아 인권문제를 놓고 러시아를 비난해왔고 러시아는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배치를 문제 삼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4일 스웨덴을 들러 '클린에너지' 관련 협약을 맺은 뒤 G20 경제정상회의가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스부르그로 향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가는 것은 양국 모두 원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서는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러시아가 주요한 이동로인데다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러시아와의 외교국방장관 '2+2회담'은 예정대로 이번주 워싱턴D.C.에서 갖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