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괴물' 류현진(26, LA 다저스)가 시즌 11승을 눈앞에 뒀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4-1로 앞선 8회초 공격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이미 승리 투수 자격을 갖춘 상황에서 다저스는 8회 1점을 더냈다.
완벽했다. 실점도 비자책이었고, 볼넷 하나 없이 탈삼진도 7개를 잡았을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평균자책점도 3.15에서 2.99까지 끌어내렸다. 지난 7월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5이닝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넘어간 뒤 한 달 만의 2점대 평균자책점 복귀다.
출발은 상쾌했다. 1회말 맷 카펜터를 좌익수 플라이, 카를로스 벨트란을 2루 플라이, 앨런 크레이그를 루킹 삼진으로 차례로 돌려세웠다.
2회말 맷 할러데이, 데이비드 프리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병살타 유도 능력으로 위기를 넘겼다. 존 제이를 3루 땅볼로 유도해 2루 주자 할러데이를 3루에서 잡았고, 롭 존슨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처리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올 시즌 20번째 병살타 유도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다.
다저스 타선도 칼 크로포드, 마크 엘리스의 연속 안타에 이은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류현진은 3회말 시원한 탈삼진 쇼를 펼쳤다. 피트 코즈마를 시작으로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맷 카펜터까지 세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무너뜨렸다. 류현진의 변화구에 세인트루이스 방망이가 춤을 췄다.
호투하던 류현진은 4회말 첫 실점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 탓이었다.
벨트란, 크레이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할러데이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프리스에게도 또 안타를 맞았다. 중견수 안드레 이디어 앞에 떨어지는 평범한 안타였다. 하지만 살짝 공을 더듬었던 이디어가 정신 업싱 내야로 던진 공이 2루수 마크 엘리스 키를 넘어 2루 베이스에 맞았다. 공은 옆으로 흘렀고, 3루까지 내달렸던 할러데이가 그 사이 홈으로 들어왔다. 이디어의 실책에 의한 실점으로,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이 곧바로 점수를 냈다. 곤잘레스의 볼넷,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로 만든 2사 1, 3루 찬스에서 류현진의 파트너 A.J. 엘리스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다저스의 4-1 리드.
어깨가 가벼워진 류현진은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 5회말 존슨을 좌익수 플라이, 코즈마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마르티네즈에게 마운드를 이어 받은 세스 매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6회말도 실점 없이 막았다. 선두 타자 카펜터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벨트란을 유격수 땅볼, 크레이그를 헛스윙 삼진, 할러데이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6회를 마쳤다.
6회까지 98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최소한의 투구수로 7회를 틀어막았다. 앞서 안타 두 개를 맞았던 프리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제이와 존슨을 차례로 2루 땅볼 처리했다. 7회까지 투구수는 정확히 110개였다.
다저스는 8회초 공격에서 A.J. 엘리스의 안타, 디 고든의 볼넷으로 2사 1, 2루 찬스를 만든 뒤 류현진 대신 제리 헤어스톤 주니어를 타석에 세웠다. 결과는 적시타였다. 다저스는 5-1로 앞서나갔고, 8회말부터는 파코 로드리게스가 마운드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