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전력 수급난이 예고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거래소에서 냉방기와 실내조명 모두를 끈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공공기관 냉방기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등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도 상황을 주시하며 긴장하고 있다.
전국에 가장 많은 점포를 거느린 이마트는 정부의 전력 경보에 단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매장 운영 매뉴얼을 새로 만들었다. 12일 오전을 기해 예비전력이 500만kw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력거래소가 '준비' 단계를 발령하자 이마트는 각 단계(준비-관심-주의-경계-심각)별 대응 매뉴얼을 공식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예비전력이 300만kw 아래로 떨어지는 '주의' 단계가 발효되면 이마트는 매장 후방 개별냉방기를 정지시키고 매장 간접등도 소등하기로 했다. 또 식품층의 공조기를 교대로 운영하면서 절전에 적극 동참할 방침이다.
예비전력이 200만kw 아래로 떨어지는 '경계' 단계가 발령되면 블랙아웃을 대비해 점포 비상근무를 강화하고 한 단계 높은 '심각'이 발효되면 본사에 정전대응 종합상황실을 열고 단계별 비상 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1시간 이상 정전이 계속되면 전력소모가 많은 냉방설비와 승강설비 운행을 제한하고 신선식품 등 냉동냉장시설 이관조치 준비 등이 시행된다.
이마트 CSR담당 이규원 상무는 "전력대란과 관련해 정부의 단계별 정책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각 단계별로 본사와 점포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등 절전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평상시 많은 전력이 들어가는 쇼케이스(냉장/냉동 상품 진열대) 관리를 철저히 해 절전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쇼케이스의 경우 진열 가능한 라인을 준수하고 폐점 때 나이트 커튼을 쳐 냉기 유출을 막으면서 운영 전력의 15%를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로 정부의 예비전력 단계별 조치에 발맞춰 냉방과 조명의 자율 절전을 실시한다. 특히 예비전력이 100만kw 아래로 떨어지는 '심각' 단계가 발령되면 냉방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조명도 비상등을 포함해 30% 수준으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20초 이내에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는 등 비상 전력을 즉각 투입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비상 발전기의 경우 3~4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설계돼 있다"며 "비상 전력은 최소한의 조명과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쇼케이스, 수족관, 계산기 등에 우선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예비전력이 '관심'이나 '주의' 단계로 떨어질 경우 후방 냉방 시설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조명도 50% 가량 소등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주차장의 배기팬(탁한 내부 공기를 밖으로 빼내고 외부 공기를 주입시키는 풍향기)도 정지시키고 직원용 엘리베이터도 단계적으로 운행을 금지하는 등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전력 사용을 줄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