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령이 떨어졌나? 훤한 대낮인데도 울산지역 관공서와 기업체 어딜가나 컴컴하다.
12일 정부의 절전규제 방침이 내려졌다. 이 날 울산시청과 울산시교육청, 울산지방경찰청 등 관공서들 사무실과 복도 등이 일제히 꺼졌다.
에어컨 작동이 멈춘지도 오래. 조금이라도 시원할까봐 문이란 문은 다 열어놨다.
열어 젖힌 문 사이로 희미하게 빛이 새어 나온다. 직원들의 컴퓨터 모니터 불 빛.
한 공무원은 얼굴과 등으로 흘러내리는 땀을 손수건으로 연신 훔쳤다. 그는 "일단 자리에서 선풍기와 부채질에 의존하고 있지만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공서 안 엘리베이터 수의 절반 가량은 운항하지 않고 있다.
울산경찰청 1층에는 폭염대피소가 생겼다. 임산부나 노약자 등 민원인 가운데 폭염환자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서다.
울산지역 주요 기업들도 사무실과 화장실 실내등을 끄고 절전에 동참하고 있다. 에어컨도 꺼졌다. 특히 공장 가동과 관련된 전력난을 대비해 자구책 마련에 고심이다.
현대중공업은 자체 제작한 비상발전소를 가동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만㎾급 비상발전소를 가동해,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대처하기로 했다.
비상발전소는 현대중공업 전력사용량의 17분의 1에 해당하는 용량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본사 차원에서 공장 가동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시간 동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
울산공장 관계자는 "현대차 본사 차원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한 지침이 내려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