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중 가장 덥다는 말복인 12일 부산지방에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노약자들의 더위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후 부산 도심. 내리쬐는 태양에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도로는 이글대는 열기를 뿜어냈다.
양산 그늘과 부채질에 의지해 길을 걷는 시민들의 얼굴은 온통 땀범벅이 됐다.
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은 길을 걷다가도 은행과 관공서에 들어가 몸을 식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최영규(71)씨는 "숨이 막혀서 길을 걸어갈 수가 없다"며 "중간 중간에 있는 은행이나 건물에 들어가서 몸을 식히며 집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절기상 말복인 이날 부산지방은 낮 최고기온이 32.5도 까지 치솟아 8일째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와 열대야에 노인들의 더위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오후 5시쯤 금정구에 사는 독거노인 이모(77.여) 씨가 고열을 호소하며 집 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노인돌보미가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이 씨의 직장 내 온도가 42도까지 올라간 것으로 미뤄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쯤에는 남구 용호동 동명로에서 박모(71.여)씨가 더위를 먹고 길에 쓰러져있는 것을 순찰 중인 경찰이 발견해 응급조치를 벌이는 등
폭염과 관련한 노약자 구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더위로 인한 사고는 모두 31건이 발생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50대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폭염과 함께 전력위기도 고조되면서 부산시청과 부산경찰청, 16개 구군 등 공공기관들은 이날부터 14일까지 필수 시설을 제외한 청사 내 모든 시설의 실내 조명을 끄고
냉방기 가동을 전면중단하는 등 비상 절전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