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주키치기 3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다. (자료사진=LG 트윈스)
벤자민 주키치가 3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다. 선두 등극을 위한 LG 김기태 감독의 마지막 카드다.
주키치는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선두 삼성과 원정 2연전 중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달 7일 넥센전 5이닝 8실점 이후 정확히 37일 만의 1군 등판이다. 당시 주키치는 한국프로야구 진출 이후 최다 실점을 기록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주키치는 최근 2년간 LG 마운드를 이끈 에이스였다. 데뷔 첫 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3.60을, 지난해에는 11승8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LG 구단 외국인 선수 최초로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가 바로 주키치였다.
하지만 올해 14경기에 등판해 4승6패, 평균자책점 5.70으로 부진했다. 벌써 세 번이나 2군으로 내려갔다. 퇴출설까지 나돌았지만 김기태 감독은 결국 주키치를 안고 갔다. 3군에서 투구 밸런스를 잡은 주키치는 지난달 25일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세 차례 등판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올 시즌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비교적 잘 던졌던 삼성을 상대로, 이른바 표적 등판하게 됐다.
주키치가 살아난다면 LG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는다.
꿈에 그리던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페넌트레이스 1위까지도 넘볼 수 있다. 이미 주키치가 없는 사이 레다메스 리즈-우규민-류제국-신정락-신재웅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면서 선두 삼성과 격차를 1경기까지 좁혔다.
무엇보다 삼성과 2연전 승패 여부를 떠나, 일단 주키치의 삼성전 등판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씩 더 쉬게 됐다. 이미 김기태 감독은 삼성과 2연전에 우규민과 리즈를 동행시키지 않았다. 장기 레이스에서 그야말로 꿀맛 같은 휴식이다. 여기에 주키치까지 제 컨디션으로 가세한다면 6선발 가동이 가능해진다. 아직 30경기 이상 남은 상황이기에 6선발이 제대로만 돌아가면 언제든지 선두 등극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주키치의 1군 복귀가 단순한 표적 등판 만은 아니다. 물론 삼성과 2연전을 노린 것은 사실이지만, 마지막까지 선두 다툼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도 숨어있다.
과연 주키치는 LG의 가파른 상승세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