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상대 밀집수비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jordanh@cbs.co.kr)
붉은 악마는 '즐겨라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관중석에 걸고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당장의 결과보다는 내년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홍명보호의 입장과 잘 어울려보였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또 다시 지독한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며 무득점 축구를 펼쳤다. 홍명보의 아이들도, 3만6,021명의 관중들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아쉬운 승부였다.
대표팀은 14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90분동안 지루한 공방을 벌인 끝에 득점없이 비겼다.
한국은 김동섭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앞세우고 그 뒤에 이근호, 윤일록, 조찬호 등을 배치해 골 사냥에 나섰다.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시작 10분만에 네 차례 슈팅을 날리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끝내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13분 조찬호가 문전에서 수비수를 제친 뒤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골키퍼의 몸에 막혔다. 4분 뒤에는 이근호가 고개를 숙였다. 우측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으로 쇄도한 이근호의 발에 걸렸으나 공은 골키퍼의 왼손을 맞고 골대 밖으로 튀어나가고 말았다.
0-0 무승부. 이로써 홍명보는 지난 달에 막을 내린 동아시안컵 대회 3경기를 포함해 출범 후 4경기에서 1골에 그치는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다.
후반 막판에는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수차례 결정적인 위기를 간신히 넘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