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머리 스낵과 벌레 라면, 커터칼 참치캔에 이어 이른바 ‘곰팡이 커피’와 ‘해파리 주스’. 2013년 여름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식품 이물질 논란. 뚜렷한 기준이 없다보니 소비자도, 기업도 감정싸움에 치킨게임을 하기 일쑤다. 갈등과 불신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을 터. 대전CBS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관련법을 뜯어보고, 해외 사례를 들여다봤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양날의 칼’인 블랙컨슈머에 대한 처벌 조항 신설도 검토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곰팡이 커피’...코카콜라, ‘막무가내식 대응’ 이유 있었네
2.소비자 보호법? 기업 보호법? 3.식품 이물질 되풀이...해외였다면?
4."제도 개선 필요...‘공공의 적’ 블랙컨슈머 처벌도"
코카콜라에서 공급하는 조지아 캔 커피에서 발견된 이물질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는 사 측이 이물질이 곰팡이 덩어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 = 신석우 기자)
식품 이물질 피해자들이 관련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소비자 보호법 등이 오히려 기업에 우호적이라는 것.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2013. 8. 20 ‘곰팡이 커피’...코카콜라, ‘막무가내식 대응’ 이유 있었네)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현행 소비자 보호법은 청량음료와 과자류 등 식료품 19개 업종에 대해 보상 기준을 두고 있다.
보상 대상은 함량.용량 부족과 부패.변질, 유통기간 경과와 이물혼입, 부작용과 용기파손 등으로 인한 상해 사고 등.
보상기준은 제품교환 또는 환불. 부작용이나 상해 사고의 경우는 치료비와 경비 및 일실소득 배상이다.
피해자의 육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충격, 피해 여부를 밝히기 위한 시간과 노력은 고려되지 않았다. 제조물 책임법(PL법)에 따라 피해 여부도 소비자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코카콜라 측이 이른바 ‘곰팡이 커피’와 ‘해파리 주스’ 등에 대해 “환불 및 교환, 진료비 지원” 등을 제안한 근거로 법률상으로 사 측의 대응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코카콜라 측이 “기업은 정부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물질이 확인되더라도 기업에게 취해지는 조치 역시 별 다른 게 없다.
이물질이 확인될 경우 기업은 PL법에 따라 과태료나 시정명령, 리콜, 영업정지 등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재’가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관계기관의 설명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식품 이물질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시정명령이 많고 법적 제재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정책국장은 “영업정지가 가능하다고 정해져있지만 실제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법은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유명무실한 법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곰팡이 커피 피해 소비자 이 모(38)씨는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되고, 법적 제재도 받지 않고, 식품 이물질과 관련해 기업이 책임질 부분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피해 소비자가 민사 소송에 나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물질로 인한 정신적 충격의 경우 보상금은 100만원 안팎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위해 변호사 수임료와 복잡한 절차를 진행할 것인지는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소송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