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악성코드를 이용해 피해자 몰래 교묘한 수법으로 금융계좌에서 돈을 빼가는 신종 금융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 사하구에 사는 회사원 강모(34)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 뱅킹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인터넷 뱅킹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평소와 다르게 '보안인증 강화' 팝업창이 뜨면서 이체비민번호, 통장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를 요구해 별 의심 없이 입력했는데, 10분 뒤 계좌에서 299만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건 것.
부산 사상구에 사는 자영업자 김모(35)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지난달 24일 오후 4시쯤, 집 컴퓨터로 인터넷 뱅킹을 접속해 계좌이체를 하던 중 마지막 보안카드 입력 부분에서 인터넷 창이 멈춰 버렸다.
흔히 일어나는 컴퓨터 다운으로 생각한 김씨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다음날 299만원이 흔적도 없이 인출된 내역을 보고 두눈을 의심해야 했다.
최근 악성코드를 이용해 피해자를 감쪽같이 속인 뒤 통장에 있는 돈을 빼가는 신종 금융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기존에는 정상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개인 정보를 빼돌려 예금을 가로채는 파밍(Pharming)방식이 주로 이용됐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상 인터넷뱅킹 사이트에 악성코드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일명 '메모리해킹' 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다.
대부분 정상적인 인터넷 뱅킹 절차를 이행한 뒤 '오류'를 계속 발생시키거나, 보안강화 팝업창 형태로 보안카드 번호, 개인 비밀번호 등을 빼가는 형식이다.
이같은 신종 사기 수법에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전국에서 112건에 6억9천500만원, 부산에서 올해 들어 모두 12건, 5천7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재홍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팀장은 "메모리해킹에 당하지 않으려면 일회성 비밀번호(OTP), 보안토큰 등을 사용하고 전자금융 사기 예방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며 "또, 출처가 불명한 파일이나 이메일은 즉시 삭제하고, 윈도, 백신프로그램 등을 최신 상태로 항상 유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