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고모씨는 지난 1월 5,000만원을 주고 '벤츠 C220 CDI' 를 구매했지만 3개월 뒤 서울 강변북로에서 갑자기 차량 시동이 꺼지는 사고를 당했다.
구입처에 수리를 요구하자 수리해도 정상운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50대인 이모씨도 지난해 11월 4,000만원을 주고 '포드 토러스'를 샀지만 4개월만에 주행중 시동이 꺼졌고 재시동을 걸자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를 당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화재 감식을 의뢰한 결과 차량 자체에 발화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서를 받고 포드에 차값 환불을 요구했지만 포드 측은 신차를 할인판매해주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피해도 날이 늘어나고 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고객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았지만 수입자동차 국내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면서 차량 결함에 따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08년-2012년 접수된 14개 수입 자동차의 소비자 피해 건수는 609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27일 밝혔다.
연도별로 2008년 56건, 2009년 107건, 2010년 98건, 2011년 161건, 2012년 187건이었다.
이 가운데 판매량(1만대) 대비 소비자 피해가 가장 많이 접수된 업체는 크라이슬러코리아로 14.7건이 접수됐다.
이어 아우디코리아(13.7건), GM코리아(13.5건), 폴크스바겐 코리아(11.7건), 재큐어랜드로버코리아(11.4건), 한국닛산(10.3건), 한불자동차모터스(9.1건), 볼보자동차코리아(8.4건) 등의 순이었다.
수입 자동차의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품질 미흡(65.7%)이 가장 많았고 AS 미흡(8.2%), 계약 불이행(5.4%), 계약해제 거절(4.6%) 등이었다.
품질 미흡 피해 중 생명과 직결되는 엔진고장(34.5%)이 가장 많았다.
이어 소음 발생(13.3%), 도장불량.변색(10.0%), 변속기 고장(6.8%) 등도 적지 않았다.
자동차에서 수리 수요가 많은 앞범퍼·뒤범퍼·사이드미러 등 3개 부품에 대한 수리비를 판매가와 비교하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XF 2.0P 럭셔리) 차량이 10.6%로 가장 높았다.
토요타코리아(렉서스 CT 200h)·혼다코리아(어코드 2.4 EX-L)·GM코리아(캐딜락 ATS 2.0L) 차량도 각각 7.7%였다.
{RELNEWS:right}가장 흔한 수리비가 다른 차량에 비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수입 자동차(1,800-2,000cc 세단)의 1회 엔진오일 교체 비용은 11만550원-26만2,350원 수준이었다.
소비자원은 수입 자동차의 경우 수입사가 아닌 판매사가 보증 수리 책임을 부담하고, 정비 사업소도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지방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수입 자동차 구입 시 AS 편리성, 정비 사업소와의 접근성, 범퍼.사이드미러.엔진오일 교체 비용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