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올 2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에 따라 2009년 희망퇴직한 직원의 복직시기가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돌입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출시할 계획인 풀체인지 모델 'X100(소형 SUV)'이 희망퇴직자 복직의 키를 쥐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더스쿠프 제공)
"회사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구조조정된 인력을 복직시키겠다." 2009년 8월 6일 쌍용차 노사가 합의한 내용이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13년 8월 희망퇴직자 1904명의 복직시기가 점쳐지고 있다. 쌍용차가 올 2분기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해서다.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7년 3분기 이후 6년 만으로,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2009년 희망퇴직한 직원들의 복귀가 예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산물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직은 올 3월 이미 시작됐다. 쌍용차는 3월 1일 무급휴직자 454명을 재고용했다. 이들은 코란도 스포츠와 렉스턴W를 생산하는 평택공장 3라인에 배치됐다. 그 결과 '주간 1교대' 근무제도에서 '주야 2교대제'로 전환됐다. 평택공장 3라인의 가동시간이 무급휴직자의 재고용으로 두배 늘어난 것이다. 이후 8월 쌍용차는 무급휴직자 454명이 한 라인에 투입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그들을 1ㆍ2라인에 나눠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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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측은 경영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3라인뿐만 아니라 1ㆍ2라인의 근무제도 역시 주야 2교대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1ㆍ2라인이 주야 2교대제로 돌아갈 만큼 생산량을 확보해야 희망퇴직자 1904명을 복직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관건은 쌍용차가 '풀체인지 모델'을 언제 생산하느냐다. 쌍용차는 2011년부터 '부분 변경' 모델만 매년 1대 이상 출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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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는 코란도 C, 2012년 코란도 C 스포츠와 렉스턴 W, 2013년 코란도 C 투리스모와 뉴 코란도 C를 시장에 내놨다. 자금력과 연구개발(R&D) 투자가 여의치 않은 쌍용차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풀체인지' 모델을 낼만한 여력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 쌍용차가 2015년 1월 소형 SUV 'X100'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X100은 2009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처음 출시되는 풀 체인지 모델로, 쌍용차 경영정상화의 핵심이다. 쌍용차는 X100 출시에 맞춰 2014년 후반기에 희망퇴직자 1904명 중 일부를 복직시킬 계획이다. 1ㆍ2라인을 주야 2연속 교대제로 전환하고, 희망퇴직자를 배치한다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희망퇴직자 중에는 정년퇴직ㆍ재취업 등 재고용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을 제외하고 X100 생산에 맞춰 재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시장이 변했다. 2011년 X100을 개발할 당시 국내에는 소형 SUV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국GM이 올 초 소형 SUV '트랙스'로 시장을 열었다.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 소형 SUV '캡처'를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로선 두 회사가 선점한 시장을 뺏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만약 쌍용차의 풀체인지 모델이 시장을 빼앗지 못한다면 복직의 꿈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X100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키'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