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지자체가 병·의원과 약국에서 수거한 사고 마약류를 공무원 입회하에 폐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양주시는 관내 의원 240여 곳, 약국 190여 곳, 병원 26곳 등 총 450여 곳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 40여종과 10여종의 마약류를 수거해 매월 1회씩 폐기하고 있다.
사고 마약류에는 주로 유통기한 경과, 파손 및 환자에게 투여되고 남은 약 등이 포함된다.
특히 폐기되는 향정신성의약품에는 일명 '우유주사'로 알려진 수면유도제 프로포폴과 중독성이 더 강한 아티반(로라제팜)과 발륨(디아제팜) 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3조(사고마약류 등의 처리) 5항에 따르면 폐기신청을 받은 시·도지사 등은 당해 폐기처분대상 마약류를 관계 공무원 입회하에 확인한 후 폐기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수거한 93kg가량의 사고 마약류를 소각장까지 입회하지 않고 위탁 운반업체에 전적으로 맡겨 폐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폐기물도 아닌 마약류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할 경우 자칫 불법 유출 등의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문제가 생기면 위탁 운반업체가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게 계약을 했기 때문에 결과만 받아 왔다"며 "지금처럼 처리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마약류를 폐기 처분할 때 담당 공무원이 소각 장소까지 따라가 소각로에 폐기대상 마약류를 넣는 것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마약류를 폐기할 때 공무원이 입회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 매년 수의계약에도 특정업체가 12년간 독식 '특혜' 의혹{RELNEWS:right}
또 폐기를 담당하는 위탁 운반업체 역시 매년 수의계약으로 특정 폐기물 운반업체가 12년 동안 선정돼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A 업체는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남양주시 관내 병·의원과 약국 등에서 배출되는 사고 마약류 등 의료 폐기물을 운송해 소각하고 있다.
경쟁업체 B 사는 "입찰 업체들은 시가 처리용량을 알려주지 않아 입찰액을 가늠할 수 없어 매번 탈락하고 있다"며 "A 사는 12년 동안 맡아왔기 때문에 매번 유리하게 선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담당 보건소측은 "가급적 관내 업체를 우선해서 계약하는데 3년 전까진 A사 밖에 없었다"면서 "다른 업체들은 입찰액도 높고 하루 처리 물량도 적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