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H유진
H유진이 돌아왔다. 1인 기획사를 세우고 발표한 'Man of Fire Part1'을 발표한지 1년여 만이다. 한 때 예능에서 가볍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보여줬던 H유진이었다. 그렇지만 앞선 미니앨범과 자전적인 이야기를 이번에 발표한 신곡 '쓰레기'까지 음악 만큼은 진중했다. H유진도 틀에 박힌 자신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예능 출연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서 고생을 하고 있어요."
H유진은 작사, 작곡 등 음악적인 부분은 물론 매니지먼트, 음반 제작까지 모두 스스로 하고 있다. 그야말로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진정한 1인 기획사다.
H유진에게 영입을 제안한 회사도 몇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고, 뮤지션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그의 바람 때문이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예능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 예능에 맞게 재밌게 하려고 했던 부분들 때문에 음악까지 가볍게 비춰지더라고요. 그런 이미지를 지우고자 일부러 예능을 피했어요. 진지하게 음악만 팠고요. 지금까지 사서 고생도 하고 있죠."
1인 기획사를 하면서 배운 것도 많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가장 힘든 것이 음악 순위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무대에 대한 소중함이나 간절함이 더욱 커졌다.
"이전에는 컴백하면 음악방송 무대에 오르는 것이 당연했다고 생각했어요. 새 앨범이 나오면 항상 음악프로그램에 나갔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직접 이 일을 하다 보니 그런 무대에 한 번 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어요. 매니저 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그동안 예능을 멀리했지만, 최근 달라진 예능 패턴에 맞춰 관찰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도 전했다.
"요즘은 이전과 달리 진지한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처럼 있는 그대로의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기회가 주어진다면 바로 나가고 싶어요."
가수 H유진
◈ 신곡 '쓰레기' "연애에 있어서 난 쓰레기"H유진은 연예계 소문난 마당발이다. 신화 에릭과 전진, MC몽 등 또래 가수들을 비롯해 아이유, 동방신기 등 한참 어린 후배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주변에서 상담 요청이 많이 들어 온다"며 조근 조근한 말투로 얘기를 하는 H유진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해 보인다.
하지만 H유진은 "연애를 할 때 난 나쁜 남자가 된다"며 "신곡 '쓰레기'는 쓰레기 같던 내 과거의 자전적인 모습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남자친구로서는 적합하지 않았던 성격이었어요. 나쁜 남자라기 보다는 그냥 나쁜 놈이죠.(웃음) 여자 친구와 지내는 것 보다는 친구와 지내는 게 더 좋았고요. 성공과 음악이 우선이라 잘 챙기지 못했거든요."
연애를 쉰지 4년째, "다시 연애를 한다면 이전처럼 하고 싶지 않다"고 고백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에 제가 얼마나 나쁜 놈이었는지 깨달았다. '쓰레기'는 그런 깨달음을 담은 곡이다"고 전했다.
"바람을 피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앨범 준비를 하면 항상 소홀히 했고, 심지어 곡을 쓰면서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싸움을 걸기도 했어요. 여자 친구에게는 참 기분 나쁜 일이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나빴어요."
가수 H유진
◈ 이제는 강력한 한방 보여줄 때H유진이 유승준의 객원 랩퍼로 가요계에 처음 발을 내딛은 건 1998년이다. 이후 연예계에서 쓴맛, 단맛을 경험한 끝에 어렵사리 2006년 첫 앨범이 나왔고, 지금까지 쉬지 않고 활동했다. 10여년의 시간 동안 H유진이란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인지도에 버금가는 대표곡을 꼽는 것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H유진도 이 부분에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분명 좋은 곡들도 많았다"면서 "일단 대표곡을 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뛰어난 자작곡 능력과 프로듀싱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다른 가수들의 앨범 작업을 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