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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컷시론] 복지가 남은 예산 넣는 곳인가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개 자치구의 양육수당 예산이 바닥났다고 한다. 이런 형편은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광역자치단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양육수당은 복지예산의 한 부분으로 젊은 부부들에게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지급하는 수당이다. 그럼에도 연초와 하반기가 시작할 때면 복지예산 중 어느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의례적으로 나오고 있다. 어느 자치단체의 경우에는 하반기 복지예산을 편성해 놓지 않아 선거를 치룬 후임 단체장이 곤욕을 치룬 지자체도 있었다.

    복지는 쓰다 남은 예산 투입하는 곳이 아니다.

    사회복지는 사회적으로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활력을 되찾고 가용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회정책이다. 그럼에도 연초와 하반기만 되면 예산타령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선거 때와 달리 복지 분야를 억지로 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예산은 항상 연초에 세입과 세출에 맞춰 매월 사용할 내역을 편성해서 집행한다. 편성하면서 부족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투입시점에 예산부족 타령하며 버티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정부나 자치단체의 최근 자세를 보면 사회복지 예산은 다른 곳에 사용하다 남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족한 양육수당과 관련해서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된 바 없다"고 한다. 서울시는 무상보육 국고지원 비율을 늘리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곧바로 예산을 배정받을 수는 없다. 복지예산을 두고 정부와 자치단체 간에 갈등이 빚어진데다 정치권까지도 가세하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상·하반기로 나눠서 복지예산 부족을 여론홍보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들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남의 책임이 아니라 자신들의 책임임에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비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복지사회를 강조한다면 복지예산도 확실하게 편성해야 한다. 복지가 튼실해지면 사회도 튼튼해지고 건강해진다. 매 분기마다 반복되는 자치단체들의 사회복지 예산 부족타령이 중단될 수 있도록 정부와 자치단체들이 합심하여 노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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