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대학생들을 사찰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은 13일 오전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초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전직 총학생회의 간부인 A 씨에게 국정원 직원이 전화를 걸어 대학생들의 동향을 캐물었다"고 밝혔다.
한대련에 따르면 스스로를 국정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는 A 씨에게 전화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끊지말고 협조하라"며, 한대련 간부 등 대학생들의 동향을 취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상은 한대련 김나래 의장 및 전현직 의장단과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의 전현직 대표자 3명으로,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김나래 의장이 소속된 곳이다.
국정원 직원은 "다른 학교 사람이 왜 드나드는지 아느냐", "6월쯤 총학생회 홈페이지가 해킹 당했던 사실을 아느냐", "천안 확대간부수련회에 가서 뭐 했냐"는 등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대련 측은 "국정원이 대학에 상주하면서 학생들의 동향 및 학생회 활동을 사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경희대 국제캠퍼스 부총학생회장을 지낸 강새별 씨는 "국정원의 느닷없는 불법 취조를 당한 A 씨는 지금도 불안에 떨고 있다"며 "A 씨와 경희대 뿐만 아니라, 국정원 규탄과 반값등록금 운동을 해온 많은 학생들과 그 주변인들에게도 얼마든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대련 김나래 의장은 "국정원이 그동안 나를 사찰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움직이는 곳마다 여러 경로로 위치를 파악 당해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러나 당사자 아닌 주변인들을 이용해 불법 사찰을 벌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물어볼 일이 있다면 떳떳하게 본인을 소환해서 조사해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어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해 촛불을 들어온 학생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보복성 사찰로밖에 볼 수 없다"며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