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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비행기에도 과연 명당이 있을까?

    • 2013-09-17 11:17

    직판여행사 참좋은여행 이상호 대표의 '여행레시피'②

    직판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의 이상호(55) 대표가 현장감 넘치고 실속 있는 도움말로 가득한 해외여행 가이드북 '여행 레시피'를 출간해 화제다. 특히 이 책은 철저히 초보 여행자의 입장에서 궁금하지만 묻기는 곤란하고, 필요하지만 알아볼 곳이 없는 실속 정보들만 콕콕 집어 모았다. 아는 것 같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는, 혹은 어디서 들은 것 같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 알찬 84가지의 작은 여행이야기를 CBS 노컷뉴스에서 시리즈로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싱가포르항공의 스위트형 기내

     

    명당을 '좋은 자리'라고 정의한다면 당연히 비행기에도 명당이 존재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1등석이 최고의 명당이고, 다음이 비즈니스석 그리고 이코노미석 순이 되겠지. 1등석은 글자 그대로 '가장 좋은' 자리, 그러니까 편안한 좌석과 정갈한 음식과 최고의 서비스 그리고 하나 더 비싼 요금이 어우러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명당이란 당연히 '같은 값이면 좋은 좌석'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도 나름대로의 명당은 분명히 존재한다. 과거 기내에서 흡연이 허용되었던 시절에는 화장실과 가까운 좌석이 인기였다.

    그리고 상상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 사고가 일어난다면 생존율이 높은 좌석이 바로 명당이 된다.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반가운 좌석은 '비교적 넓은 공간과 상시 편안한 이동이 가능한 자리', 즉 비상구가 있는 좌석이다.

    비상구 좌석은 '승객이 기내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어떠한 구조물의 방해 없이 바로 비상구에 접근할 수 있는 좌석으로, 이곳을 지나지 않고서는 비상구에 접근하지 못하는 좌석'을 말한다.

    뭐 아주 복잡하게 규정해놓긴 했는데 그냥 비행기 비상구 바로 옆 좌석(가끔 스튜어디스와 마주 앉아야 하는)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항공기 기내 모습

     

    비상구 좌석 배정의 최우선 순위는 탑승 승무원, 추가 탑승 승무원, 그리고 항공사 직원 순이다. 승무원이나 항공사 직원이 없을 경우에는 '비상시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비상구를 작동해 다른 승객의 이동을 도울 수 있는 신체 건강한 승객으로 하되, 승무원의 지시에 협력할 의사가 있는 사람으로 한다'는 규정이 있다.

    즉, 비상구 좌석은 아무나 앉을 수 없다는 얘기다. 비상시에 승무원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노약자나 장애를 가진 승객은 비상구 좌석을 배정하지 않는다. 특히 FAA(미연방항공국) 규정에 의하면 15세미만의 승객에게는 배정할 수 없다. 이 같은 이유로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약 후 좌석지정을 할 때, 비상구 쪽 좌석은 고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당신이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비상구 좌석'을 요청했을 때, 배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당신에게 호감이 가지 않아서가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배정 원칙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비상구 좌석은 다리를 편하게 쭉 뻗기에 충분한 공간이 있어 장거리여행의 경우에는 최상의 공간이다. 또 화장실에 가거나 할 때도 옆 사람에게 방해를 거의 주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정말 편리하다.

    실제로 이코노미석 창가에서 복도로 나가기 위해서는 아주 민망하고 불편한 자세로 움직이거나, 복도 쪽 좌석 손님에게 일어서달라고 요청해야만 한다.

    자, 이제 이러저러한 난관(?)을 물리치고 비상구 좌석을 배정 받았다. 당신이 좌석에 앉는 순간 승무원이 다가와 이렇게 물을 것이다.

    '비상시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여는 것은 물론 탑승객이 안전하게 비상 탈출하는 것을 도와주어야 하는데 하시겠느냐'고. 고개를 끄덕이면 이제 비상 안내 설명서를 읽어보도록 할 것이고, 마지막으로 외국 국적의 항공기인 경우에 '영어할 줄 아는지'도 물어올 것이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남들보다 조금 편안한 여행을 위해서는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것도 많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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