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패션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긴다.
제일모직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패션사업을 1조500억원에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총 양도가액은 1조 5백억원이며,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2월 1일자로 패션사업의 자산과 인력 등이 모두 이관될 예정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이번 패션사업 양도로 확보된 투자 재원을 통해 전자재료, 케미칼 등 소재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의 지난해 매출은 케미칼이 44.4%, 전자재료가 26.1%를 기록해 대부분의 수익이 패션 이외의 사업 부문에서 나왔다.
제일모직은 1954년 설립돼 직물사업을 시작한 이래 1980년대에는 패션사업, 1990년대에는 케미칼사업에 진출했다. 또한, 2000년부터는 전자재료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핵심 재료인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라인 증설, LCD용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에이스디지텍' 합병 등 대형 투자를 통해 소재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2012년 현재 소재사업은 회사 전체 매출액의 70%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일모직은 또한 지난 8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OLED 소재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세계적인 OLED 소재업체인 독일의 '노바엘이디'를 인수했다.
앞으로도 제일모직은 글로벌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OLED 분야는 물론 기존 라인 증설 등 시설투자와 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제일모직은 이번 패션사업 영업양도가 미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소재사업과 패션사업간의 시너지가 부족해 제일모직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업분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주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일모직 박종우 소재사업총괄사장은 "이번 패션사업 양도 결정은 제일모직이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공격적이고 선도적인 투자를 통해 차세대 소재의 연구개발과 생산기술의 시너지를 획기적으로 높여 선도업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주화 패션사업총괄사장은 "패션은 무엇보다 소프트 경쟁력이 중요한 사업이다. 리조트와 레저사업 등을 통해 소프트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에버랜드가 패션사업을 맡게 돼 앞으로 더욱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패션 사업을 중장기 성장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NEWS:right}
애버랜드 관계자는 "이번 제일모직 패션사업 인수를 통해 제일모직이 보유한 글로벌 디자인 역량을 기존 사업에 접목해 사업의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삼성에버랜드가 테마파크, 골프장 운영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결합하면 패스트 패션, 아웃도어, 스포츠 분야 등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