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남 창원시에 신축야구장 부지 변경을 공식 요청했다. 최악의 경우 NC의 연고지를 옮기는 사태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2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창원시 신축야구장 부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선정 과정에서 타당성과 공정성, 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구 진해육군대학부지에 대한 변경을 창원시에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9구단인 NC의 연고지인 창원시는 신축구장 건립과 관련한 부지 선정 조사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다. 1, 2차 조사에서 창원보조경기장, 마산종합운동장에 비해 떨어지는 평가를 받은 진해육군대학을 3차 조사에서 최종 후보 부지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배경에 접근성과 흥행보다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KBO는 지난 7월 창원시에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3차 조사 보고서를 받았고, (사)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에 '창원시 신축야구장 부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KBO는 "그 결과 연구진과 창원시민, 그리고 야구전문가들 모두 진해육군대학 부지가 부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KBO는 창원시의 3차 보고서에 대해 ▲평가기관 ▲평가 요소 및 지표 산정의 타당성 ▲평가점수 부여의 공정성 ▲ 평가의 신뢰성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야구장 부지 선정 평가기관이 (재)한국경제기획연구원 등 스포츠산업과 무관한 단체였고, 설문조사의 설문지도 포함되지 않는 등의 결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KBO는 창원시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NC의 연고 이전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해영 총장은 "창원시가 NC를 잡아놓은 물고기로 생각하면 큰 오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NC의 방침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양총장은 "NC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연고 구단과 리그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을 짓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 참석한 창원시 측은 "이미 부지를 확정했고, 예산도 투입됐다"며 "신축야구장 부지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으면서 KBO와 첨예한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