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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채동욱 총장, 왜 소송하며 자세 낮췄을까?

정치 일반

    [Why 뉴스] 채동욱 총장, 왜 소송하며 자세 낮췄을까?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공직자로서는 "조신하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채동욱 검찰총장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냈다. 채 총장은 그러면서 이번 일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자세하게 밝혔다.

    채 총장은 "자신의 신상에 관한일로 논란이 벌어진데 대해 공직자로서 송구스럽다"며 "개인 신상에 관한 논란이 정치쟁점화되거나, 장기화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세를 한껏 낮춘 것이다. 채 총장은 이와는 별도로 청와대에 조속히 사표수리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취지의 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채동욱 총장, 왜 소송하며 자세 낮췄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진=송은석 기자)

     

    ▶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냈는데 자세를 낮췄다는 게 무슨 얘기냐?

    = 조선일보에는 분명하게 오보임을 인정하고 정정 보도를 하라는 것이지만 청와대에는 사표를 수리해서 검찰조직을 정상화시켜달라고 읍소한 것이다. 청와대에 대해서도 각을 세우며 '찍어내기' 의혹에 대해 반박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채동욱 검찰총장의 입장은 공직자로서의 처신과 개인적인 소송을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검찰 안팎에서는 자세를 낮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채 총장은 언론에 공개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하며="">라는 입장문에서 "공직자로서는 이런 혼란과 논란이 빚어진데 대해 송구스럽고, 이 일이 더 이상 정치쟁점화되거나, 국정에 부담이 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사적인 의혹으로 검찰조직의 동요와 국가사회의 혼란이 장기화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저 또한 이를 전혀 원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억울함이 밝혀져도 검찰총장으로 복귀하지 않을 테니 빨리 사표를 수리해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여기까지는 공직자로서 처신이다. 공직자로서 이런 논란이 빚어진 자체가 송구스러우니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렇지만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채 총장은 "저는 앞으로 사인으로 돌아가 더 이상 검찰과 국정에 부담이 되지 않는 개인적 입장에 서서, 저에 대한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모든 법절차에 따라 규명해나갈 것이며, 그것만이 이 혼란사태를 신속히 정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힌 것이다.

    채 총장은 40쪽에 이르는 소장에서 조선일보가 제기한 의혹과 보도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일단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냈지만 사표가 수리된 뒤에는 형사고소와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왜 이렇게 자세를 낮춘 것이냐?

    =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현직 검찰총장의 입장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검찰이 흔들리는 걸 두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채 총장은 입장발표문에서 "안타깝게도 이미 저에 대한 논란이 지나치게 확산된 상태이므로 설령 법무부의 조사결과 저의 억울함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어차피 제가 검찰총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곤란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라며 "현재 국가적으로 중요한 여러 가지 현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태에서 검찰총장 부재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빨리 사표를 수리해서 검찰조직을 안정시켜 달라는 요청인 동시에 청와대와 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채 총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인적인 문제로 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표의 조속한 수리를 요청하는 글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채 총장이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청와대에 사표를 수리할 수 있는 명분을 줌으로서 하루빨리 검찰조직을 안정시켜달라는 입장을 내보인 것이다.

    처음 조선일보에서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하자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하여 굳건히 대처하겠다"거나 "보도가 나온 '저의'와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말한 것과는 확연히 뉘앙스가 달라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법무부가 '별건 감찰'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청와대나 법무부, 검찰이 모두 피해를 입을 불행한 사태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무리하게 별건 감찰을 강행할 경우 검찰조직은 갈라질 것이고 청와대와 법무부는 채동욱 총장을 찍어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서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검찰내부에서도 채 총장의 이런 입장이 전해지자 청와대에서 빨리 사표를 수리하기를 기대하는 얘기들이 많았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채 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이제는 청와대의 선택만 남았다"라고 평가했다.

    한 검찰 고위관계자도 "일단 채동욱 총장이 고개를 숙인 것이니 이제는 검찰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청와대가 유연하게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청와대(자료사진)

     

    ▶ 그렇다면 청와대가 채동욱 총장의 사표를 수리할까?

    =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문제다.

    청와대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수리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기 때문에 쉽게 사표를 수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히 여야대표와의 3자회담에서 "법무부의 감찰이 시의적절 했다"고 칭찬을 했는데 법무부의 감찰에서 진실규명을 전혀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표를 받기에는 명분이 약하다.

    청와대가 "총장 개인의 문제다", "진실규명이 우선이다", "총장의 사표는 수리 안했다"며 전국 검사들의 반발을 무마했는데 별다른 상황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사표를 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중견법조인은 "청와대가 채동욱 총장 문제로 아직은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사표를 쉽게 수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청와대가 법무부의 감찰을 지지(또는 지시)한 것은 사실 채동욱 총장을 망신주기로 작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런데 채 총장의 혼외아들인지 아닌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표를 수리하면 망신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채 총장의 입지를 살려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래서 청와대가 쉽게 사표를 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 청와대가 사표를 수리하지 않는다면 다른 수가 있는 거냐?

    = 사실 청와대라고 새로운 묘수나 별다른 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채 총장의 친자인지 여부를 가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지만 청와대나 법무부 심지어 채동욱 총장마저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일단 채 총장이 임 여인과 아이에 대해 "조선일보사에서 지목한 해당 아동 측에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저로서는 알 수 없으나, 혼란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유전자 검사에 응해 주실 것도 부탁드립니다"는 입장을 밝혔고 소장에 "'Y 씨' 모자에 대한 인적사항 및 주소가 확인되는 대로 '유전자 감식' 감정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채 총장으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 다음은 임 여인의 선택이 남았다. 조선일보가 채 총장이 유전자 검사를 받도록 설득하라고 하지만 채 총장으로서는 이 이상의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 유전자 검사를 받으라고 강요하거나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법무부가 채동욱 총장에 대해 '별건 감찰'을 한다거나 수사로 전환한다거나 하는 방법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먼지 털기 식으로 강제수사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은 현직 검찰총장인데 그를 상대로 없는 비리를 만들어 내려 할 경우 청와대가 너무나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채동욱 총장에 대해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채 총장이 '미운 검찰총장 찍어내기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법무부에서는 청와대의 눈치를 봐야하고 총장의 공백사태를 우려하는 검찰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료사진)

     

    ▶ 사표수리를 안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

    = 청와대가 '선 진실규명', '후 사표수리'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총장부재라는 공백사태가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

    채동욱 총장은 더 이상 총장직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총장 자리가 공석 아닌 공석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검찰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빨리 사표를 수리해서 후임 검찰총장 선임절차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검의 한 관계자도 "진위야 소송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검찰총장 부재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총장의 문제인식에는 전적으로 동감"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청와대로 공이 넘어간 것인데 어떤 선택을 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채동욱 검찰총장의 소송제기나 입장표명이 늦었다는 얘기들이 있다.

    = 그런 얘기가 들린다. 조선일보가 보도했을 당시에 이런 입장을 발표했더라면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지만 채 총장이 처음부터 이렇게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을 것이다. 만지면 만질수록 파장이 커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조선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의혹을 제기했지만 대다수 언론들은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조선일보가 더 이상 새로운 의혹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진정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또 채 총장으로서는 청와대의 '찍어내기'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뭐라고 대응하기가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뭐라고 하건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시점임을 알았을 것이다.

    채 총장은 지인에게 "임명권자가 나가라면 나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공직자로서 청와대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검찰총장의 신분으로 검찰에 고소나 고발을 할 수도 없는 처지다.

    채 총장과 절친한 법조인은 "태풍이 불 때는 일단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며 "그 상황에서 뭐라고 변명을 할 경우 오히려 사태가 확산되기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채 총장의 정정보도 청구 소식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의혹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것과 달리 2면에서 정정보도 청구소식과 채 총장의 입장문을 반박하는 기사 사설을 싣고 있다.

    (자료사진)

     

    ▶ 유전자 검사만 이뤄지면 간단한 것 아닌가?

    = 당연하다. 유전자 검사만 하면 친자인지 아닌지는 금방 밝혀질 것이다. 그런데 유전자
    검사를 채 총장은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또 임 여인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하면서 연락처와 인적사항이 파악되는 즉시 법원에 유전자 감정을 신청한다고 했으니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채동욱 총장이 임 여인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Y씨에 대해 채 총장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된다고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름을 도용한 행위가 명예훼손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공문서 위조나 변조도 아니다.

    검찰총장의 신분으로 검사들에게 고소인이나 고발인 조사를 받아야 하는 고소나 고발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채 총장이 총장으로서 법무부의 감찰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의를 표했는데 총장의 신분으로 형사고소를 한다는 것도 우습고 법률전문가로서 소송대상이 아닌 걸 알면서 무턱대고 소송을 내는 것도 옳은 자세는 아니다.

    사실 채동욱 총장의 명예는 임여인이 훼손한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가 한 것인데 조선일보는 채 총장더러 임 여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고 강요하다시피 하는 건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유전자 검사가 이뤄지더라도 시간이 걸린다. 법원이 감정신청을 받아들여 감정기관을 지정하고 채 총장과 채 군의 유전자를 비교해서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결과가 나오면 법원이 친자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여러 차례 강조해왔지만 채군의 유전자 채취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세간에는 "머리카락 하나면 되는데 왜 그 간단한 걸 안하냐?" 이런 말들이 있다. 그렇지만 이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누구나 의심이 가면 유전자를 채취해서 검사하면 되는 일일까? 이는 아동의 인격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문제다.

    채동욱 총장과 전혀 무관한 아이라면 그 피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논란의 빌미를 줬으니까 그 정도는 감당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하지만 그건 아이의 엄마가 한 일이지 아이가 결정권이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름을 도용했다는 건 채동욱 총장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고 채 총장도 친자라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반문한다.

    진실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그로 인해 빚어지는 사생활 침해나 인격권 침해에 대해서는 남의 일이라고 그렇게 쉽게 유전자 검사 받아라 말아라 해도 되는 건가?

    또 유전자 검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임의로 채 군의 머리카락을 채취한다면 머리카락이 맞다 아니다 논란을 빚지 않겠나? 법원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감정을 해야 하는데 법정대리인인 임 여인이 반대하면 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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