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냐, 한방이냐' 8일부터 시작되는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의 승부처는 박병호(오른쪽)을 앞세운 넥센의 홈런포와 이종욱(왼쪽) 등 두산의 발야구가 될 전망이다.(자료사진=넥센, 두산)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이 가을야구 첫 판에서 맞붙는다. 8일 오후 6시 운명의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이다.
준PO에서 1차전 승리팀의 PO 진출 확률은 89.3%다. 22번 중 19번이나 기선 제압한 팀이 시리즈를 가져갔다.
승부처는 넥센의 장타력과 두산의 기동력으로 꼽힌다. 홈런, 타점, 장타율 1위 박병호를 앞세운 넥센의 한방과 팀 도루 1위 '두산 육상부'를 어떻게 막느냐가 승부의 관건으로 꼽힌다.
▲넥센 팀 홈런 1위…두산 "박병호 경계"넥센은 올 시즌 정규리그 팀 홈런 125개로 1위였다. 95개의 두산과는 약 30개 차이다. 개인 1위(37개) 박병호와 5위(22개) 강정호, 8위(18개) 이성열 등 9개 팀 중 유일하게 홈런 10걸 중 3명을 배출했다. 김민성(15개, 12위)도 언제 터질지 모른다.
더욱이 초반 판도를 가를 1, 2차전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목동은 좌우 98m와 중앙 118m로 잠실(100m, 125m)에 비해 작다. 박병호가 64경기에서 22홈런을 뽑아낼 만큼 한방이 터질 가능성이 높아 넥센에 유리하다.
반면 두산은 김현수가 16홈런(11위)으로 팀 최다다. 이어 홍성흔(15개, 12위), 이원석(10개, 23위)가 뒤를 잇고 있다. 팽팽한 상황에서 승부의 추를 기울일 수 있는 게 홈런인 점에서 두산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두산전에서 3홈런을 몰아치기도 했다. 때문에 김진욱 두산 감독은 7일 준PO 미디어데이에서 "포스트시즌에서는 박병호에게 절대 맞으면 안 된다"고 경계령을 내렸다.
하지만 박병호는 "나를 거르면 더 큰 화가 올 것"이라며 다음 타순에 배치될 강정호, 김민성, 이성열 등의 한방을 기대했다. 홍성흔도 '목동의 박병호'를 두려워하면서도 "강정호, 김민성을 조심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두산 팀 도루 1위…넥센 "빠른 주자 막아야"반면 넥센의 고민은 두산의 발야구를 잡는 것이다.
두산은 올해 팀 도루 172개로 월등한 1위를 차지했다. 2위 SK(144개)와 30개 가량 차이다. 넥센(125개)과는 무려 47개 차다.
지난 2011년 도루왕 오재원이 올해 33개로 3위, 이종욱이 30개(4위), 민병헌이 27개로 10위다. 역시 10걸 안에 유일하게 3명을 냈다. 넥센은 6위 이택근(29개, 11위 서건창(26개)이 뒤를 잇고 있다.
두산은 올해 팀 득점(699개)과 타점(654개) 1위였다. 타율(2할8푼9리)과 안타(1271개) 1위도 컸지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득점권을 만든 발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두산 육상부는 정규리그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번을 맡게 될 이종욱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PO MVP였다. 2007년 한화를 상대로 3경기 이종욱은 타율 5할4푼5리(6안타) 1홈런 3타점 7득점 2도루로 공격을 이끌었다. 2008년 삼성과 PO 5경기에서는 타율 5할1푼7리 15안타 3타점 6득점 3도루를 올렸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기동력은 두산의 장점"이라면서 "빠른 선수들의 출루를 얼마나 저지하느냐가 이기고 지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넥센의 한방이냐, 두산의 준족이냐. 과연 준PO의 향배를 가를 변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