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라면상무' 사건이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도 벌어졌다. 그러나 가해자가 사건 직후 회사에 사표를 내고 피해자에게 공개사과를 하는 등 신속한 결말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지 언론인 텡그리 뉴스는 8일 카자흐 유명 은행인 카즈인베스트뱅크의 전 임원 다르칸 보타바예프가 에어 아스타나 항공사의 여직원을 찾아가 공개사과를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타바예프는 이날 피해여성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장미 꽃다발과 함께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너무 화가 나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에 있던 취재진을 향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피해여성도 사과를 받아들이고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답했다.
카자흐판 라면상무로 알려진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11일에 벌어졌다.
은행임원이던 보타바예프는 항공권을 사려고 피해여성이 근무하는 지점을 방문했다.
그는 발권절차가 늦어지자 피해직원을 수차례 밀치고 고함을 치는 등 행패를 부렸다.
현장상황은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고 촬영된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보타바예프와 그의 직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커지자 보타바예프는 사과의 뜻을 밝히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표는 즉시 수리됐다.
보타바예프의 사과와 사표로 일단락되던 사건은 피해직원이 그를 형사고발 하고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피해여성은 고발과 공개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여성인권 차원에서 재발방지를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보타바예프가 피해자를 직접 찾아 공개사과를 하며 사건은 마무리됐다.
앞서 국내에서는 포스코 계열사의 한 임원이 라면이 덜 익었다는 이유로 항공사 승무원에게 폭언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었다.
당시 가해자와 소속회사에 비난이 쏟아졌지만, 관계자들의 늦장 대응으로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