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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PD‧작가도 스타만? "캐스팅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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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PD‧작가도 스타만? "캐스팅이 안 된다"

    제작진 "배우들, 유명 작가·PD만 찾아"vs배우들 "위험부담 줄이기 위해"

     

    작가와 PD도 브랜드 시대다. 최근 드라마 작가나 PD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캐스팅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정성을 추구하며 지나치게 스타 작가나 유명 PD만 찾는 제작 현장 분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캐스팅은 어렵다? '000 드라마'는 제외

    스타 작가들이 집필하는 드라마는 단숨에 작가의 이름을 딴 '000 드라마'로 불린다. MBC '오로라 공주'를 비롯해 9일 방송 예정인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 등도 제목이 정해지기 전부터 각각 임성한 드라마, 김은숙 드라마로 불렸다. 김수현 작가의 새 작품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도 마찬가지다.

    방송가에서는 항상 "배우가 없다"고 캐스팅에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일단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작가들의 작품은 배우들이 먼저 목을 메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주말드라마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작품인데도 벌써부터 배우들이 먼저 접촉이 온다"며 "신인 작가의 작품 캐스팅에는 사정을 해야 하는 배우들이 이렇게 나올 때마다 씁쓸하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 배우들 "위험부담 최대한 줄여야"

    배우들도 할 말은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시스템상 미니시리즈는 4~5개월 정도,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는 7~8개월 정도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촬영에 돌입하면 잠도 못자고 촬영에만 몰입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배우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배우들이 작품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제작 현장에서 워낙 변수가 많다보니 시놉시스만 보고 작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적지 않은 시간을 작품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기 위해선 작가와 PD 등 제작진의 면모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라이징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상속자들'의 캐스팅은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 가든' 등 흥행불패 김은숙 작가의 힘이 컸다. 김수현, 전지현이 출연하는 SBS '별에서 온 남자'(가제) 역시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박지은 작가와 '뿌리 깊은 나무'의 장태유 PD의 만남이었기에 가능한 캐스팅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방송국에서도 시청률을 담보하는 캐스팅과 작가들에게 우선적으로 편성을 주는 만큼 제작사에선 스타 작가 영입에 더욱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 중견급 신인, 새로운 얼굴 발굴 힘들어

    문제는 스타 제작진만 찾는 분위기가 만연되면서 새 얼굴이 발굴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단막극을 거쳐 지상파 미니시리즈로 데뷔한 작가는 KBS '학교2013' 이현주 작가, '직장의 신' 윤난중 작가, '비밀' 유보라, 최호철 작가 정도다. MBC '여왕의 교실' 김원석 작가는 영화감독 출신이고, KBS '굿 닥터' 박재범 작가는 OCN '신의 퀴즈' 시리즈를 집필한 뒤 지상파 데뷔 기회를 얻었다.

    한 드라마 PD는 "단막극을 거쳐서 미니시리즈로 데뷔하는 작가는 캐스팅부터 벽에 부딪친다"며 "새로운 작가들이 계속 발굴돼야 하는데 그런 기회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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