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2연승과 두산의 2연패로 막을 내린 9일 준플레이오프(PO) 2차전. 경기 후 양 팀 사령탑의 인터뷰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지만 1, 2차전 동안 생긴 고민 한 가지만큼은 같았다.
다름아닌 중심타자의 부진에 따른 타순 변화다. 넥센은 5번 강정호가, 두산은 4번 김현수가 양 감독의 걱정거리가 됐다.
강정호는 전날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이날 2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그러나 1회 안타는 빗맞은 타구였고, 이후 1루 뜬공과 볼넷을 얻어냈다. 특히 승부처였던 8회 1-1로 맞선 2사 2루에서 삼진, 2-2였던 연장 10회 무사 1루에서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김현수는 더욱 심각하다.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김현수는 2차전에서도 똑같은 성적을 냈다. 1회 삼진에 이어 4회 유격수 병살타를 때리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1로 앞서간 9회 1사 3루에서는 1루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면서 절호의 타점 기회를 놓쳤다. 7회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좌익수 서동욱의 호수비에 걸리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먼저 회견장에 들어선 김진욱 두산 감독은 "김현수보다 3~5번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면서도 "고민해서 타순 변화가 필요하다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도 "김현수 스스로 부진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연이틀 끝내기 승리에 상기된 표정의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강정호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염감독은 "하루를 쉬면서 타순 변화를 생각해보겠다"면서 "변동이 있을 수도 있고 그냥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전 염감독은 "강정호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6번으로 내릴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단지 준PO보다 LG와 PO,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까지 본다면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강정호는 시즌 중반 극심한 침체에 빠졌을 때 6번 타순으로 가면서 부담을 덜어 살아난 바 있다.
조기에 5전3선승제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 넥센과 대반격을 노리는 두산. 과연 타순 변화가 이뤄질지, 또 이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