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초보 맞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포스트시즌 사상 첫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넥센.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LG가 선착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창단 첫 가을야구에 나선 넥센의 초보답지 않은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포스트시즌(PS) 단골 손님 두산을 상대로 연이틀 끝내기 승리를 거두는 뒷심을 뽐냈다.
넥센은 9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장 10회말 김지수의 끝내기 안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도 넥센은 3-3으로 맞선 9회말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이겼다. PS 사상 최초의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였다.
그만큼 첫 가을야구가 믿기지 않을 만큼 막판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넥센은 2차전에서 8회초 0-1, 9회초 1-2의 1점 차 열세를 극복하고 기어이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1차전에서도 연장 분위기던 9회말 3-3에서 끝내 승리를 일궈냈다.
가을야구 초보라고 믿기 어려울 만한 집중력이었다. 오히려 두산이 2차전에서 잇딴 황당한 실책성 플레이와 의욕이 앞선 주루로 다잡은 승리를 놓치면서 경험이 부족한 듯 보였다.
그러면서 넥센은 정규리그 2위 LG가 선착한 PO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특히 준PO를 11일 3차전에서 끝내면 16일 PO 1차전까지 4일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원기 회복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염경엽 넥센 감독은 2차전 뒤 승리의 기쁨에 환하게 웃으면서도 "처음 얘기했던 대로 4차전 안에 끝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빨리 끝나면 좋겠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12일 4차전에서 끝나도 넥센은 3일의 적잖은 시간을 번다.
▲넥센, LG-삼성에 모두 상대 전적 우위
LG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넥센-두산이 5차전까지 치고 받으면서 전력을 소진하길 바랐지만 예상 외로 넥센이 연승을 달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넥센은 올해 LG의 천적이었다. 정규리그에서 11승5패로 압도했다. 이런 가운데 넥센의 준PO 기세가 이어진다면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더욱이 LG도 11년 만의 PS라 경험 면에서 넥센에 앞설 게 없다.
만약 넥센 태풍이 PO에서도 이어진다면 한국시리즈(KS)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 정규리그 1위 삼성 역시 좌시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넥센은 올해 삼성에게도 8승7패1무로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과 중심타자 강정호의 부진 등 약점도 노출했다. PO나 더 나아가 KS를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가 적잖다. 그러나 준PO, PO 더 치르면서 개선될 여지는 분명히 있다. 체력적인 문제도 염려되지만 1992년 롯데와 2001년 두산처럼 3위 팀의 기세를 탄다면 더 큰 성과를 도모할 만하다.
가을야구 첫 출전에서 녹록치 않은 솜씨를 보이고 있는 넥센. 과연 영웅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