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유력후보였던 파키스탄의 여성교육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6)가 상을 받지 못하게 되자 전세계 곳곳에서는 아쉬움이 터져나왔다.
말랄라가 탈락하고 2년 연속 유럽의 기관이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되자 수상 배경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말랄라를 지원해온 측은 그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발표 직전인 지난 10일 유럽의회가 주는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아 내친 김에 노벨 평화상까지 받기를 기대해왔다.
반면에 말랄라 암살을 시도했던 파키스탄 탈레반 측은 대놓고 수상자 탈락 소식에 환호했다.
미국 ABC방송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대학교의 학생들 표정을 생생히 보도했다.
한 학생은 "말랄라는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며, 우리는 말랄라를 사랑한다"면서 "이미 말랄라는 우리의 영웅이 됐기 때문에 노벨 평화상을 못탔다 해도 크게 상관없다"고 말했다.
카슈미르 지방 정치인인 나임 악타르는 힌두스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라라는 우리가 반드시 들어야 하는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악타르는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와는 상관없이 말랄라는 어린 전사이며, 말랄라의 주장은 새겨들어야 한다"면서 "말랄라가 노벨 평화상을 타기를 학수고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순간 파키스탄 곳곳에서는 탄식이 흘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탈레반은 "말랄라가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하게 돼 기쁘다"면서 "말라라가 대단한 일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노벨 평화상은 이슬람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무슬림에게 주어져야 한다"면서 "말랄라는 이슬람에 어긋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세속적이기까지 하다"고 깎아내렸다.
파키스탄에서 여성교육권을 주창해 온 말랄라는 작년 10월9일 통학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다 탈레반 무장대원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다.
다행히 총알이 뇌를 빗나가면서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현재 수술과 치료를 받고 영국 버밍엄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벨상 선정위원회 측은 평화상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받게 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자 평소 군축을 희망해온 노벨의 정신 등을 감안해 수상자를 선정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