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밴 헤켄.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1-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발 문성현을 내리고 앤디 밴 헤켄을 마운드에 올렸다. 밴 헤켄은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92개의 공을 던진 뒤 고작 이틀을 쉰 상태였다.
그야말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였다.
염경엽 감독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선발이 최대한 길게 던져야 한다"면서도 "대신 승부처라고 생각하면 올인하겠다. 내일 휴식도 있으니 과감하게 쓰겠다. 초반이라도 분위기에 따라 일찍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과감한 교체였다. 실점은 없었지만 선발 문성현이 볼넷(4개)을 남발하며 흔들리자 염경엽 감독은 지체 없이 투수를 바꿨다. 4차전에서 끝내면 사흘을 쉴 수 있고, 만약 지더라도 5차전이 남아있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이 던진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마운드에 오른 밴 헤켄은 2차전과 마찬가지로 위력적이었다. 문제는 밴 헤켄을 너무 길게 끌고 갔다는 점이다. 3회말 위기를 넘긴 밴 헤켄은 4회말과 5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밴 헤켄은 6회말 선두 타자 이원석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오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밴 헤켄은 다음 타자 최재훈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투 볼-원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142km 직구. 확실히 2차전보다 힘이 빠진 공이었다.
더스틴 니퍼트.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핸킨스-니퍼트 카드는 성공
두산 김진욱 감독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6회초 2사 1, 2루에서 이재우를 내리고 데릭 핸킨스를 올렸다. 핸킨스는 김진욱 감독이 연장 14회 접전을 펼친 3차전에서도 고민 끝에 등판시키지 않고, 아껴뒀던 카드다.
핸킨스는 1⅓이닝 동안 안타 두 개를 맞았지만 넥센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았다. 짧은 이닝이지만 6회말 최재훈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는 데 발판을 놨다.
'지면 끝'인 두산 김진욱 감독은 2-1로 앞선 8회초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더스틴 니퍼트의 등판이었다. 니퍼트는 지난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졌다.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5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했지만 사흘만 쉬고 중간 계투로 마운드에 올랐다.
3차전에서도 김진욱 감독에게 "불펜에서 대기하겠다"고 말했던 니퍼트는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8회초 첫 타자 이택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병호를 내야 플라이, 김민성을 병살타로 잡고 위기를 넘겼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 범퇴로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