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7시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폐막식 (부산 CBS/강민정 기자)
열흘 동안 부산을 영화의 열기로 물들였던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2일 해운대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이른 오후부터 미지정석 폐막식 초청장을 가지고 온 관객들이 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영화의 전당 입구 앞에서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오후 5시가 되자 다소 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영화의 전당 폐막식장에 4천여 관객들이 하나둘 입장하기 시작했다.
12일 낮, 폐막식이 한참 남았는데 보다 가까운 곳에서 폐막작을 보려고 줄서는 영화팬들(부산CBS/강민정 기자)
폐막식을 찾은 관객들은 폐막작에 대한 기대와 함께 영화제가 마무리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서서히 어둠이 깔리면서 은은한 조명과 음악소리가 폐막의 아쉬움을 달랬다.
영화 '만찬'을 보기 위해 사흘 전부터 서울에서 내려와 부산에서 지내고 있다는 박승훈(23.마포구)씨는 "개막작 예매에는 실패했지만 폐막작 예매는 성공해 한글날부터 내려와 영화제 초청작들을 봤다" 며 "벌써 폐막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배우 강수연과 안성기, 감독 임권택과 이창동, 김기덕 등 유명 스타들의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면서 객석을 채운 관객들의 열기가 점차 달아올랐다.
12일 폐막 당일까지 막바지 영화를 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져 매진행렬을 기록했다.(부산CBS/강민정 기자)
윤계상과 송선미의 사회로 진행 된 폐막식에는 영화 '안녕, 오케스트라'의 주인공인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다문화 가정 어린이 24명과 폐막 공연 무대에 올랐다.
이어 뉴커런츠와 선재인 상 등 수상작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 뒤 폐막작 '만찬'이 상영됐다.
앞서 이날 영화제 상영관 매표소 곳곳에서는 아침부터 막바지 영화를 보기 위해 현장 티켓을 차지하려는 영화팬들로 북적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영화 현장판매 분은 낮 시간이 되기도 전에 매진을 기록했다.
영화의 전당 앞에 설치된 폐막작 '만찬' 포스터.(부산CBS/강민정 기자)
미래에 영화감독을 꿈꾸는 여고생 정솔미(16)양은 "현장에서 폐막작 '만찬'의 표를 구하려고 새벽부터 왔는데, 올해부터 개.폐막작 전 좌석이 온라인 예매라는 얘기를 듣고 눈물이 나올 뻔 했다"며 "나머지 영화도 거의 매진돼 영화를 못보고 집에 돌아가게 생겼다"고 울상을 짓기도 했다.
이런 영화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태풍 '다나스'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집계된 총 관객 수는 21만 7천여 명으로 지난해 22만1천여 명에 견줘 3천여 명 가량 감소했지만, 악천후 속에도 기대이상의 결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태풍으로 영화제 야외 행사 시설이 조기 철수되고 남포동 극장 상영일수가 줄어들면서 최대 관객동원은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전체 관람 좌석 27만 석에 비해 올해는 29만 석으로 늘어났는데, 늘어난 좌석 수를 감안하면 상승세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