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8위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는 '홍명보호'의 명암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실전 경험이 됐다. 송은석기자
거액의 대전료는 결국 제 값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세계랭킹 8위의 강호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거액을 투입했다. 브라질 선수들의 이동과 체류에 드는 비용을 모두 지불하는 조건으로 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포함한 브라질 주전 선수들이 한국과의 친선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매번 월드컵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브라질은 내년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를 위한 최적의 상대였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꾸준하게 친선경기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축구대표팀에게는 크로아티아, 브라질전을 통해 현재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크로아티아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수비는 브라질전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의 ‘세기’가 달랐다는 점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로 평가될 수 있었다.
‘홍명보호’의 주축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브라질전을 마치고 “원했던 경기력을 모두 보여줬다. 미드필드와의 간격 유지가 잘 됐다”면서 “상대의 예측 못한 경기 전개에 실점한 것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선덜랜드)이 7개월만에 돌아온 미드필드도 수확이다. 기성용은 SNS 파문을 딛고 브라질을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의 기량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홍명보 감독의 신뢰를 얻었던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 등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한 한국영(벨마레)도 기성용과 함께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대표팀의 미드필드 주전 경쟁에 본격적인 불을 지폈다.
역시 문제는 공격이다. 크로아티아전에서 공격에 문제를 드러냈던 ‘홍명보호’는 브라질을 상대로 과감한 공격 시도로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침표를 찍는 과정이 세밀하지 못한 탓에 골 맛은 볼 수 없었다.
절대적으로 실전 경험이 부족한 박주영(아스널)의 대표팀 복귀가 꾸준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지동원(선덜랜드) 역시 실전 경험의 부족이 경기에서 드러났다. 이청용(볼턴) 역시 2부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쉬움이 경기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도 “전체적인 부분에서 잘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얻은 것은 큰 소득”이라면서도 “1골도 넣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