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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다승 기록 13승, 제가 깨보겠습니다."
지난 1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UFC 파이트 나이트 29'에서 에릭 실바(29, 브라질)에 2라운드 펀치 KO승을 거둔 '스턴건' 김동현(32, 부산팀매드)이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에 출연해 소감을 밝혔다.
UFC에서 9승째를 거두고 12일 귀국한 김동현은 "이전까지 판정승이 많았는데, 격투기는 확실히 KO를 시켜야 관심을 받는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계속 KO로 이기겠다"고 말했다.
경기 당일 김동현은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고, 12일 찾은 국내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 경기장에서도 관중들로부터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그는 "브라질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국에 와 보니 인기를 실감하겠다"며 "시합 후 축하메시지를 600개 정도 받아서 하루에 200개씩 나눠 답장하고 있다. 안 지 10년 된 지인이 처음 사진 찍어달라 하더라"고 웃었다.
브라질은 자국선수에게 광적인 응원을 보내기로 유명하다. 브라질에서 경기하는 상대선수의 승률이 눈에 띄게 낮은 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하지만 김동현은 "애초부터 (그런 분위기를) 예상해서인지 주눅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브라질 국민은 자국 선수가 지는 걸 너무 싫어한다. 그래서 UFC 측에서도 자국 선수가 이기게끔 대진을 짠다. 텃세를 너무 걱정한 탓인지 오히려 경기할 때는 그런 마음이 덜 했다. '이 정도 야유면 생각보다 별로네'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호쾌한 실신KO승 뒤에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이 있었다. 김동현은 이전까지 그라운드 싸움에서 승부를 거는 전략으로 차곡차곡 승수를 쌓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종일관 전진하면서 난타전을 불사했다.
그는 "상대가 타격은 강하지만 한 방을 노리는 타입아라 초반에 체력 소모가 크다. 뻔한 전략으로는 100% 당한다고 보고 역으로 공격했다. 그랬더니 상대가 많이 당황했다. 계속 밀어붙이니까 체력도 금방 빠지더라"고 했다.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경기 후 김동현은 패자를 격려하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실바에게 다가가 미안하다. 하지만 좋은 시합이었고, 당신은 좋은 파이터라고 얘기했다"며 웃었다.
김동현은 "UFC는 격한 운동이다. 잔인하다고 보는 시각도 맞다. 그래서 언뜻 보면 막 싸우는 것 같지만 사실 기술로 싸우는 거다. 무엇보다 경기 후 서로 웃으며 상대를 인정해준다는 점에서 종합격투기는 엄연한 스포츠다"고 말했다.
2008년 UFC에 데뷔한 김동현은 어느덧 9승(2패 1무효)을 거뒀다. UFC에서 아시아 최다승은 오카미 유신(일본)이 보유한 13승. 최근 오카미가 UFC에서 퇴출됐고, 김동현은 기량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기록 경신도 기대해 볼 만하다.
김동현은 '아시아 최다승 기록 경신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13승이요? 해보겠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