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는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몇 대의 폭탄 차량이라도 터트릴 수 있다. 정부가 아니라 알카에다가 이라크를 다스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라크 공무원 알리 나세르의 이 말처럼 이라크 내에서 알카에다의 세력 확장에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는 도시 여러 곳에서 폭탄테러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져 최소 31명이 숨졌다.
앞서 5일 바그다드 외곽 아드하미야 구역에서도 시아파 순례자를 겨냥한 자폭테러로 51명 이상이 숨졌다.
어느 단체도 이들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자살폭탄·차량폭탄 공격은 ISIL의 전형적인 수법인데다 시아파 민간인 역시 이 단체의 주된 공격대상이기 때문이다.
ISIL은 미군이 철수한 2011년 말 이후 세가 커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그 어느 때보다 위세를 떨치고 있다.
수니파의 소외감이 커지고 이라크와 이웃한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혼란이 알카에다가 득세하는 계기가 됐다. ISIL은 최근 교도소 습격에도 성공해 인력도 많이 충원됐다.
이라크의 한 정보 관리는 이라크에 3천명의 훈련된 알카에다 전사들이 있으며 100여명의 자원자가 자살 임무 수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ISIL은 본래 '이라크이슬람국가'(ISI)라를 명칭을 썼으나 올해 초 시리아·레바논 지역을 뜻하는 '레반트'를 추가하면서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은 ISIL의 리더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현재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민간 정보분석업체인 '스트랫포'는 시리아에서 이 단체가 확보한 폭탄이 이라크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라크 내 알카에다 세력의 번성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