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5년 무노조전략 종합판 공개
-'노조 조기와해,고사화'등 용어 등장
-이건희 증인채택, 의원으로서 '사명'
-부당노동행위 감독前 삼성개혁 촉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삼성의 노조 무력화 전략이 조직적으로 이행 돼 왔음이 이 문건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건희 회장을 국감의 증인으로 요청한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지금 국정감사 현장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됐죠. 2012년 삼성그룹노사전략 문건.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삼성측에서는 이 문건은 임원들의 세미나 준비용 문건이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심 대표의 답변 듣고 싶습니다. 연결을 해 보죠. 문건을 공개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입니다.
◇ 김현정> 어제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 국감 증인요청 하셨는데, 혹시 삼성측으로부터 답변이 왔습니까?
◆ 심상정>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님들께 추가 증인 채택을 결의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이고, 아직 우리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증인 추가 채택에 대한 확정이 안 됐습니다. 이번 주 중에 논의가 진행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될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 심상정> 이번에 제가 공개한 문건이 75년 삼성 무노조 전략의 종합판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의원님들께 그 문건을 다 배포해 드렸어요. 검토를 하고 계시고 환경노동위원회가 이런 정도의 문건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다루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회의원의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다, 저는 우리 의원님들의 양심을 믿습니다.
◇ 김현정> 만약 대표님의 주장대로 불법사찰이 있었고, 노조 와해하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 책임이 이건희 회장한테까지 돌아가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 심상정> 제가 이 문건을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문제의식은 이제 헌법 위에 군림하는 삼성은 더 이상 시대가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삼성이 분명히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실정법상에 여러 가지 문제들도 많이 있습니다마는 그런 문제 이전에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고 또 초 일류기업인 삼성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갈 수 있다. 지금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인데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말하자면 경제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삼성이 사회적 책임의 의지를 갖지 않는다면, 또 그것을 정치권이 설득해 내지 못한다면 경제민주화는 사실상 어렵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제기를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공개된 문건 이야기로 들어가 보죠. ‘2012년 삼성그룹 노사전략’ 이렇게 이름이 되어 있는데, 지금 세세한 소개는 어렵겠고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해 주신다면요?
◆ 심상정> 가장 핵심적인 것은 노동조합 결성을 사전에 저지하고 또 사후에 방어하는 실천 계획서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충격적인 것이 그것을 위해서 직원들을 사실상 사찰하는 그런 ‘100과사전’ 이라고 하는 이름의 실행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직원들을 문제 인력과 건전 인력으로 나누어서 노조 와해를 위한 준군사적 조직 운영까지도 하고 있다는 것, 이런 점들이 매우 충격적이죠.
◇ 김현정> 그 ‘100과 사전’ 이라고 일컫는 직원들 사찰 실행 프로그램 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충격적이었습니까?
◆ 심상정> 개인 취향이라든지 자산, 지인 관계, 심지어 주량까지 파악을 해서 이걸 일명 ‘100과 사전’ 이라고 이름 지었고, 이 ‘100과 사전’을 운영해서 활용하고 있다.
◇ 김현정> 활용을 해서 뭐에 이득이 되는 거죠? 주량 파악하고 취향 파악하고 지인 파악하는 게?
◆ 심상정> 그러니까 그것은 업무범위 밖에 있는 것이죠. 그러나 직원들을 관리하고 또 통제하기 위한 그런 무기로, 그런 수단으로 개인 정보들을 불법적으로 취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 모든 것을 사찰을 통해서 입수해서 적절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 심상정> 그러니까 채증이라는 말을 썼어요. 그런데 원래 법에 그동안의 판례는 업무 범위 내에서만 파악하게 돼 있어요. 그것을 넘는 사생활과 개인정보에 대한 취득은 불법으로 돼 있는데 문제는 그 업무범위 내에 어떤 정보 파악도 본인의 동의가 전제 돼야 됩니다.
그런데 여기는 채증이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채증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냐면 신규노조가 만들어졌을 때 이것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그 문제인력들의 사규위반 사례를 채증해서 비상시에 이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라, 그러니까 노조를 결성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뒷조사를 해서 그걸 나중에 징계에 활용하도록 하라. 이런 얘기죠.
◇ 김현정> 그런데 삼성측에서는 이 문건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노조 와해용은 아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2011년 말에 고위 임원들 세미나 준비하면서 바람직한 조직 문화에 대해서 토의하기 위해 작성해 놓은 거다. 이 자료는 종업원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이 있으면 이를 바로잡아 조직 문화를 활성화하자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렇게 입장을 내놨어요?
◆ 심상정> 그것은 삼성답지 않은 답이고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그런 답입니다. 왜냐하면 110쪽에 이르는 문건에 보면 ‘노조 와해’, ‘조기 와해’, ‘고사화’ 이런 단어들이 다 등장하고 있고요.
◇ 김현정> 그런 직접적인 단어들이 다 나와요? 조기 와해?
◆ 심상정> 그렇습니다. 조기 와해, 고사화 전략 프로그램도 나와 있고 ‘알박기 노조’, 심지어는 PU라고 해서 ‘페이퍼 노조’가 4개 있다. 이런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실체에 대해서도 적시해 놓고 있고요. 이 문건은 직원들의 인격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직원들을 철저히 관리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전근대적인 노사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그런 인식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이 문건대로 실행이 된 것도 확인을 하셨습니까?
◆ 심상정> 거기에서는 에버랜드라든지, 에버랜드 노조를 노조 고사화의 모범사례로 에버랜드 노조와 삼성 일반 노조 관련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조합원들이 에버랜드 인근 원룸에 아지트를 마련해서 외부 세력과 접촉하면서 노조 설립을 모의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했다. 치밀하게 사찰했다는 거죠.
그거 이외에도 사내 메신저라든지 문자 등을 사찰하고 이를 채증해서 징계 수단으로 삼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이름은 거기 나오지 않지만 직원 개개인에 대한 불법적 사찰이 행해진 것은 명백한 사실로 확인할 수 있어요.
◇ 김현정> 사내에서 쓰는 메신저, 카카오톡도 다 사찰 대상이었다?
◆ 심상정>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거기 개인적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사찰 대상이었다고 혹시 돼 있습니까?
◆ 심상정> 네. 그렇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걸 어떻게 들여다보죠?
◆ 심상정> 수사를 해 봐야 되겠죠.
◇ 김현정> 사내 컴퓨터로 사용하는 메신저 이런 것은 가능하다지만 어떻게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까지 들여다봤을까, 이거는 이해가 잘 안 되네요.
◆ 심상정> 워낙에 삼성이 IT업계의 강자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이 노조설립을 방해하고 직원들을 사찰하는데 활용됐다는 것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김현정> 그럼 이게 문제제기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법적인 부분까지 있어서 더 수사가 확대돼야 된다고 보시는 겁니까?
◆ 심상정> 저는 삼성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해서 근본적인 전환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무노조 전략뿐만 아니라 불법정치자금, 과거에 그런 수수라든지 원하청 불공정 문제라든지 각종 탈법, 편법, 탈세 의혹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제기될 때마다 사실은 다 덮여 왔습니다. {RELNEWS:right}
그것을 두고서 우리나라의 오랜 정경유착의 관행으로 국민들이 지적해 왔는데 이제 경제민주화 시대를 맞이해서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것, 그리고 노동3권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이런 구체적인 불법사항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루어져야 되고 또 노동부가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감독이 실시가 돼야 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삼성의 개혁 의지를 저희가 촉구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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