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 MVP 노경은.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더 던지고 싶었는데…."
3-2로 두산이 앞선 7회말 LG의 공격. 두산 김진욱 감독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던 노경은 대신 홍상삼을 마운드에 올렸다. 6회까지 노경은의 투구수는 88개. 다소 이른 타이밍이었다. 덕분에 노경은도 승리 투수가 됐지만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노경은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난 뒤 "너무 좋다. 플레이오프에서 선발승을 거둔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준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이길까만 생각했다"면서 "플레이오프 선발이 처음인데 LG와 정규리그에서도 라이벌전을 해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라는 것을 약간 잊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1회말 박용택에게 안타, 이병규(7)에게 홈런을 맞으며 조금 흔들렸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다. 결국 6이닝을 버티면서 5⅓이닝 2실점한 류제국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노경은은 "개인적으로 몸이 안 좋았다. 정규리그에서는 4일 쉬고 던져도 문제 없었는데 시즌 후반되니까 몸도 약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오늘 던지는데 오히려 맘이 편했다. 그것이 부작용이 됐는지 직구가 안 넘어오더라. 큰일났다 싶었는데 그런 와중에 병살이 나오고, 운이 따라줬다"고 말했다.
치열했던 넥센과 준플레이오프도 큰 힘이 됐다.
노경은은 "정규리그 때도 넥센을 만나고 다음 3연전은 이상하게 편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넥센을 만나고 다음 팀은 조금 쉬워보였다. 그만큼 넥센은 끈질기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팀"이라면서 "그러다보니 LG랑 할 때는 우리가 이기고 있으면 이 상태로 끝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노경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길 기대했다. 투구수가 88개였으니 몸에 큰 무리도 없었다. 하지만 7회초 두산이 1점을 내면서 '교체'라는 것을 짐작했다.
노경은은 "점수가 안 났으면 내가 더 던지고 싶었다. 6이닝 2실점, 7이닝 2실점 퀄리티 다르니까"라면서 "그런데 그 전에도 안 나가도 되는 상황에 나가서 실점을 했었다. 점수가 딱 났을 때 감독님과 코치님이 얘기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긴박하게 말씀하셔서 바뀌겠구나 생각했다. 코치님이 (홍)상삼이로 간다고 해서 좋게 빠지자고 생각했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