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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즐기겠다"는 LG vs "죽기살기"의 두산

    '여유 vs 비장?' 16일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 정규리그 2위 LG는 즐기는 경기로 11년 만의 가을야구 부담감을 이기겠다는 자세고, 두산은 필살의 정신력으로 넥센과 준PO의 체력 부담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사진은 15일 미디어데이에 나선 LG와 두산 주장 이병규(왼쪽)과 홍성흔.(사진=황진환 기자)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한국시리즈(KS) 진출 티켓을 놓고 한판승부를 펼친다. 16일부터 시작되는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PO)다.

    운명의 1차전 선발로 류제국(LG)과 노경은(두산)이 기선 제압의 특명을 받았다. 모두 현재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들이다.

    PO에 나서는 두 팀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LG는 정규리그 2위로 10일 이상 충분하게 쉬면서 체력을 비축했고, 두산은 넥센과 준PO 5차전 혈투로 기력이 쇠한 모양새다.

    이렇듯 상이한 상황은 15일 PO 미디어데이에서도 잘 드러났다. 체력의 유리함을 안은 LG는 오랜만의 큰 경기라고 해서 긴장하지 않고 "즐기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반면 두산은 체력적인 열세인 만큼 "죽기살기로 하겠다"는 각오다.

    ▲LG "즐기면서 마음의 부담감 떨치겠다"

    LG는 이날 회견에 참석한 3명 모두 "즐기겠다"는 표현을 썼다. 먼저 김기태 감독은 "즐길 준비는 다 돼 있다"면서 "팬들과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장 이병규 역시 "오랜만에 가을잔치를 하니 기쁘고 설렌다"면서 "즐겁고 멋있는 경기를 보이겠다"고 했다. 마무리 봉중근도 "정규시즌처럼 편안하게, 보너스 경기라 생각하고 즐기겠다"고 다짐했다.

    신바람 야구의 대명사다운 출사표다. 올해 LG는 1990년대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 활기찬 야구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 속에 단단한 경기력을 보이며 LG 돌풍을 일으켰다. 정규시즌에 잘했던 만큼 여세를 몰아가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여기에는 표현의 역설도 슬며시 엿보인다. 알려진 대로 LG의 가을야구는 2002년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2000년 이후 9번이나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두산과 큰 경기 경험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실로 모처럼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LG의 경험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LG는 즐기는 자세로 중압감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다. 김기태 감독이 "마음 부담감 떨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다.

    ▲두산 "체력 고갈…생계를 위해 죽기살기로!"

    이에 맞서는 두산은 정신력과 투지를 강조했다. 미디어데이에서 김진욱 감독과 주장 홍성흔, 좌완 에이스 유희관까지 모두 '체력'과 '힘' 등의 단어를 언급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두산은 넥센과 준PO에서 최종 5차전까지 간 데다 연장전을 3번이나 치렀다. 역대 준PO 최장시간 기록을 두 번이나 갈아치웠다. 11일 3차전에서 세운 4시간43분 기록을 불과 3일 만에 14일 5차전에서 10분 경신했다.

    김진욱 감독은 "체력이 고갈됐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버텨서 '미러클 두산'의 전통을 이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5일 하루를 쉬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불리하다는 평가를 딛고 일어선 게 대단하다"며 선수들이 다시 선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주장 홍성흔도 "피로한 것은 사실이나 경기력에 지장을 준다는 건 핑계일 뿐"이라면서 "생계를 위해 죽기살기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희관 역시 "부모님께서 해주시는 밥을 먹으니 힘이 난다"면서 "열심히 하면 집중력으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다만 믿는 것은 정신력과 함께 경기 감각이다. 넥센과 5차전까지 갔던 만큼 실전 감각 면에서는 LG보다 앞선다는 자신감이다. 김진욱 감독은 "예비 고사를 치른 상태라 경기 감각은 우리 쪽이 낫다"고 강조했다.

    즐기는 야구로 신바람 돌풍의 재림을 바라는 LG와 뚝심의 곰 정신으로 미러클 두산의 영광 재현을 노리는 두산. 과연 어느 팀이 잠실의 승자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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