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에 신경 씁시다!' 두산 주장 홍성흔.(자료사진=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PO) 5차전이 열린 15일 목동구장. 경기 전 두산 주장 홍성흔(37)은 5차전 대비 훈련 중간 더그아웃 앞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이때 오재원(28)이 홍성흔에게 "인터뷰 하지 말라"고 한 마디를 던지고 지나갔다. 홍성흔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왜?"라고 반문했다. "인터뷰를 하면 진다"는 게 이유였다.
오재원은 이번 시리즈에서 등 다른 선수들의 경기 전 인터뷰를 제지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1, 2차전 패배 때 인터뷰를 했던 선수들이 부진했다는 것이다. 1차전 패배를 당한 뒤 생긴 오재원만의 징크스인 셈이다.
하지만 홍성흔은 오재원이 지나간 뒤 "난 매일 인터뷰했는데?"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민병헌, 정수빈, 이원석 등 다른 두산 선수들은 졌던 1, 2차전뿐만 아니라 3, 4차전에서도 오재원의 만류 속에 취재진과 인터뷰를 소화했고, 승리를 거뒀다.
홍성흔은 "인터뷰를 하고 안 하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면서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3차전 솔로 홈런을 날렸던 홍성흔은 이날 5차전에서 무안타에 머물렀지만 경기 초반 볼넷 2개를 얻어내며 득점을 올렸다. 4회 이원석이 선제 3점 홈런을 날렸을 때였다.
결국 두산은 이날 3-3으로 맞선 연장 13회초 최준석의 결승 솔로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민병헌의 1타점 적시타와 오재원의 3점 홈런까지 터져 쐐기를 박아 8-5로 이겼다. 경기 전 인터뷰를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관계 없이 선수들의 활약이 나온 것이다.
사실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보다 몇 배의 긴장감이 지배한다. 선수들도 부담감에 얼굴이 굳어 있기 일쑤고, 3차전 승리 이후 수염을 깎지 않은 김진욱 두산 감독 등 징크스도 여러 개다. 워낙 승부가 치열하다 보니 사소한 것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징크스보다 홍성흔의 말대로 결국 실력과 집중력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5차전 승리로 PO 진출을 확정한 뒤 인터뷰에서 "수염을 계속 기를 것이냐"는 질문에 "깎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